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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 오른 세계 최대시장 EU와의 FTA협상
입력2007-05-06 17:09:01
수정
2007.05.06 17:09:01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협상이 7일부터 시작된다. 내년 상반기 타결을 목표로 시작되는 한ㆍEU FTA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세계 제1의 경제권이자 우리나라로서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 교역상대국으로 교역규모가 지난해 794억달러에 이르렀고 대한국 투자비중도 지난 2005년 44.3%로 미국(15.1%)이나 일본(18.8%)보다 훨씬 높다.
실행관세율 측면에서 봐도 EU는 4.2%로 3%대인 미국보다 높아 FTA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U는 그동안 역외국가와의 FTA보다는 주변 동유럽 국가를 EU에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는 라미 독트린을 지켰으나 양자협정의 증가 추세와 한미 FTA 등에 자극받아 동아시아 국가로서는 우리와 처음 협상을 시작한다.
한ㆍEU FTA는 그러나 한미 FTA와는 내용이나 성격면에서 다른 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경제공동체인 EU는 27개국의 의견을 일치시켜야 하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는 데 미국과의 협상보다 더 어려울 수 있으며 회원국간의 이해관계를 역이용하는 협상전략도 필요하다. 또한 한미 FTA에서 미진했던 서비스시장을 적극 개방함으로써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으나 법률ㆍ금융ㆍ보험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조달시장에 대한 개방압력 역시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EU의 비관세장벽을 허무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제품생산자가 회수와 재생까지 책임지는 전기전자제품 폐기물 지침(WEEE)이나 화학물질의 정보등록을 의무화하도록 오는 6월부터 시행될 신화학물질관리정책(REACH), 그리고 까다로운 통합규격인증마크(CE) 등은 모두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이다. 다만 한미 FTA와 비교하면 반미 감정과 같은 국민정서상의 문제가 없고 농산물 개방 부담이 덜하다는 이점이 있다.
한ㆍEU FTA를 조기에 성사시키면 서유럽시장에 먼저 접근하는 효과 외에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동유럽시장을 미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선점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미국에 이어 인구 4억9,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 EU와의 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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