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ㆍ대선에서는 야권연대로 여야 1대1 구도였으나 이제는 야권이 민주당, 안철수 의원 세력, 통합진보당, 정의당으로 각자 도생하는 모양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장 올해 정기국회부터 여야 대결은 물론 야야 대결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10ㆍ30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지난해 총ㆍ대선과 달리 다야(多野)체제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석기 사태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며 원내외 병행투쟁 중인 민주당이 진보당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국회 쪽으로 화력을 집중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국정원과 통합진보당 사건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당장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석기 사태를 다루기 위한 정보위와 법사위 개최를 협의하는 등 머리를 맞대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추석을 전후해 정기국회가 정상화될 경우 대정부질문, 국정감사(20일), 상임위 예산과 법안 심의, 법사위, 예결위 예산심사, 세법논의, 본회의 가동 과정에서 야권에서 적지 않게 독자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은 앞서 지난해 총선ㆍ대선 과정에서 반새누리당 연대를 통해 복지 강화, 경제민주화 등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었다. 하지만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선거 부정투표 의혹과 종북 논쟁 등으로 극심한 노선 갈등이 빚어지며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전 의원, 유시민 전 의원 등이 정의당으로 홀로서기를 했고 이후 유 전 의원은 정계를 은퇴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연대했던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올해 4ㆍ24 재보선에서 노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노원병에서 당선된 뒤 최근 10ㆍ30 재보선에서 독자세력화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이석기 의원 제명안 처리는 야권분열의 촉매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이라면 누구든 결연히 맞서야 하며 이들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며 진보당을 정면 겨냥했다. 전날 당 상징색을 파란색으로 바꾸며 중도우파 포괄의지를 강조한 김 대표는 진보당 의원들의 면담 제의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정의당도 진보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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