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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日 대금업체 "藥인가… 毒인가"
입력2002-05-07 00:00:00
수정
2002.05.07 00:00:00
11곳 국내 영업활동… 작년 600억 순익 급성장일본계 대금업체들의 기세가 무섭다.
이들은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사금융시장을 빠른 속도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해 말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모두 10개사. 이들 업체는 지난 한해 동안 5,595억원의 대출실적과 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대출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추세다.
일본계 대금업체들의 국내 영업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투명하고 신속한 대출절차 등을 통해 사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무리한 채권추심 행위 등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난의 소리도 들린다.
▲ 일본계 대금업체 영업 현황
현재 일본계 대금업체 수는 총 11개. 최근 'M1 크레디트'라는 회사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하면서 기존의 10사에서 11개사로 늘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진출한 일본계 대금업체는 A&O인터내셔널. 지난 98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후 꾸준히 영업기반을 확대해 왔다. 지난 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은 일본계 대급업체 중 가장 많은 184억원이고, 대출잔액은 1,897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300억원으로 대금업체 중 최고를 기록했다.
자본금이나 순이익 면에서 A&O인터내셔널에 이어 랭킹 2위의 업체는 프로그레스.
록코상사가 대주주인 프로그레스는 지난 해 말 현재 자산규모 1,468억원에 189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여성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벌이는 '해피레이디'와 '여자크레디트'의 경우 지난해 자산규모가 각각 824억원과 586억원에 순익은 33억원과 44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파트너크레디트ㆍ예스캐피털ㆍ원크레디트ㆍ센츄리서울ㆍ아펙스서울ㆍ청남파이낸스 등의 업체가 치열한 영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특히 올해 들어 대출영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A&O 크레디트의 경우 3월말 현재 대출잔액이 2,136억원으로 지난 해 말 보다 250억원이나 늘어났다.
프로그레스 역시 3월말 현재 대출 실적이 1,788억원으로 불과 3개월 사이에 300억원 이나 증가했다. 파트너크레디트와 여자크레디트도 지난 해보다 많은 823억원과 699억원의 대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들 일본계 대금업자들의 수신기반은 주로 국내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이다. 국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연 16∼18%에 자금을 조달한 뒤 90~130%대의 금리로 영업을 벌인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최근 회사채 발행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9%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이들 대금업체들의 수익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신속과 친절이 무기
일본계 대금업체들의 최대 장점은 신속한 대출. 이것이 가능한 것은 자체적인 신용심사 시스템을 도입, 의사 결정이 빠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국내 사채업자들에게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친절함과 투명성도 이들만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고객들은 "이들 업체들의 창구에 들어서는 순간 사채업과 은행간의 구분은 어느덧 사라지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더욱이 이들은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데도 적극적이다. 이에 따라 하루가 무섭게 새로운 상품이 쏟아져 나올 정도다.
이들 업체는 직원들을 충분히 확보해 대출에 대한 연체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이들은 지점을 신설하거나 대출잔고가 일정수준으로 늘어날 때마다 일정 비율로 직원을 모집한다.
1명의 직원이 대출심사부터 연체관리까지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영업실적이 증가하는 만큼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A&Oㆍ프로그레스ㆍ해피레이디 등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올들어 60여명을 새로이 채용했다.
일부 업체는 국내에 장학회를 설립, 벌어들인 돈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면서 기존 사채업에서 풍기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노력을 전개한다. A&O 인터내셔날은 올해부터 1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재단법인 에이앤오 장학회'를 설립, 장학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 무리한 채권추심 등 부작용도 속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들어 폭행이나 협박 등을 통한 부당한 채권 회수 행위에 대한 신고 건수는 점차 줄고 있으나 채권 회수를 위해 가족이나 친인척, 직장 동료들에게 대납을 요구하며 괴롭히는 피해 신고건수는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외국계 대금업체에 의한 피해 사례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금감원에 설치된 '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최근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47건으로 이 중 34건(72.3%)은 외국계 대금업체에 의한 피해 사례였다. 외국계 대금업체에 대한 신고사례는 작년 11월까지는 1∼2건에 불과했으나 12월부터 매월 6∼10건으로 급 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회 계류중인 대부업법이 통과할 경우 무리한 채권추심행위가 전면 금지되는데 따라 이전에 채권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일본 대금업체들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사채업 이용자들이 늘어나면 다중채무자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 관련 대출정보도 신용정보업체에 집중ㆍ활용하도록 함으로써 다중채무자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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