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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너무 나간 정치금융

"A 의원실은 업계에서 저승사자로 통합니다. 자신들이 추진하는 금융 관련 업무에 관해 뒷말이 나오면 누가 말했는지 일일이 뒤진다니까요."

최근 만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지역구를 둔 정무위원회 의원실이 지나치게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얘기였다. 평소에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도 모자라 최근 들어서는 입단속까지 나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금융은 '보좌관 세상'이라는 농담까지 나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정치금융'이 과도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국제금융연수원 설립 문제는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중심지인 부산에 연수원을 추가로 짓자는 것인데 그 비용을 금융사들이 대야만 한다. 금융사들은 입이 나와 있지만 어디다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 정치권이 과도하게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을 추진한다는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셈이다.

그런데도 정치금융은 사그라질줄 모른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첫발인 지방은행 매각도 정치적으로 풀려는 시도가 여전하다. 특정 지역 은행은 안 되고 반드시 지역상공인들이 인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각각 광주와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이마저도 뒷말이 적지 않다.



정치금융의 폐해는 그동안 너무 많이 봐왔다. 은행권이 금융의 본업보다는 외부 줄대기와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조직으로 전락한 게 그 증거다. BS금융 사태에서도 보듯 정치금융은 금융산업을 1960~1970년대 수준으로 퇴보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금융한류의 방안을 만들라고 금융위원회에 지시했다. 하지만 정치금융이 활개를 치는 상황에서 이런 안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금융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업계 문제는 경제와 금융논리로 풀어가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는 정치금융을 끊어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금융한류도 정치금융 단절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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