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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또 백인 경관 불기소, 후폭풍 우려

미주리주에 이어 뉴욕에서도 체포과정에서 흑인 용의자를 사망케 한 백인 경찰 불기소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9일 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내려진 백인 경관 불기소 결정에 따른 전국 소요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흑인들을 분노케 할 수 있는 결정으로 말미암아 미국 전역이 다시 들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스탠턴 아일랜드 대배심이 대니얼 판탈레오 경찰을 불기소하기로 한 사건은 올 7월 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담배를 불법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은 에릭 가너(43)는 스탠턴 아일랜드의 한 거리의 인도에서 경찰들에 둘러싸였다.

행인이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보면 가너는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으며, 경찰들에게 손짓으로 뭔가를 계속 이야기했다.

가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찰 중 한 명인 판탈레오는 가너의 뒤쪽으로 접근해 목을 조르면서 가너를 넘어뜨렸다.

바닥에 쓰러진 가너는 “숨을 쉬기 어렵다”고 호소했지만, 목조르기는 계속됐고 결국 의식을 잃고 나서 당일 숨을 거뒀다.

가너의 사망 사건은 약 1개월 뒤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마이클 브라운(18) 사망 사건과 유사하다.

절도 혐의를 받은 브라운은 대로에서 대런 윌슨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으며, 지난달 24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은 윌슨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두 사건은 경찰이 과도하게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용의자가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는 데도 뉴욕 경찰이 금지한 목조르기를 한 행위나, 도망갈 의지가 없다는 몸짓을 취한 상황에서 총격을 가한 것은 과잉 대응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경찰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인 경찰과 흑인 용의자가 등장하는 것도 같다.

이로 말미암아 두 사건은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넘어 백인이 흑인을 차별한다는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이 대런 윌슨 경찰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이후 타올랐던 시위는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워싱턴DC, 뉴욕을 비롯해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던 항의 시위가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등 휴일을 거치면서 수그러들고 있다.

이에 따라 퍼거슨에 투입됐던 주 방위군도 일부 철수했다. 뉴욕 등에서도 추가 시위 계획은 아직은 세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대배심 결정과 관련해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가 블랙프라이데이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퍼거슨에서 제퍼슨까지 217㎞에 이르는 7일 도보 행진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고등학생, 대학생, 노동단체들이 조직적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대배심 판결 직후보다는 강도는 약하지만, 여전히 집회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뉴욕 스탠턴 아일랜드 대배심의 결정은 사그라지는 불씨를 다시 키울 수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당장 뉴욕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대배심 결정이 알려진 직후 ‘록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참석을 취소했다. 대신 성명을 내고 뉴욕시민에게 과격 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흑인과 결혼해 흑인사회로부터 비교적 인기가 높은 더블라지오 시장은 “대배심의 결정은 많은 뉴욕 시민이 원하지 않는 결론”이라면서 공감을 표시하고 나서 “평화적인 시위는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과격 시위는 질서를 깨트리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호소했다.

뉴욕시에서는 퍼거슨 결정과 관련해서 지난주 대규모 시위가 있었지만 평화적으로 끝났다.

대배심 결정 이전부터 여러모로 대책을 준비해 온 뉴욕 경찰(NYPD)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판탈레오 경관은 가너를 해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사실과 가너 및 가너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초동 진화에 직접 나섰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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