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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맞수 없는 '여제' 전설들 기록 노린다

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브리티시오픈 삼수 끝 대기록

남녀 통틀어 세 번째 최연소로 메이저 7승 고지도 밟아

소렌스탐 메이저 10승에 3승차… 오초아 '158주 1위' 경신 시간문제




박인비(27·KB금융그룹)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박인비와 그의 가족들만큼이나 기뻐한 사람이 있었다. 9년째 캐디를 맡고 있는 브래드 비처(호주)다. 비처는 "박인비는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놓친 뒤 '뭐가 부족한 거지' '뭘 더 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혔다"고 했다. "옆에서 보기에 너무 지독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단다. 지난해 마지막 날 전반 9홀을 2타 차 1위로 마친 박인비는 그러나 후반 들어 무너져 4위로 마쳤다.

박인비는 세 번째 도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다른 3개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씩 우승한 2013년부터 그랜드슬램 얘기가 나왔다.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 4개 메이저 제패)에 도전했던 2013년에는 공동 42위로 쓴잔을 들었다.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허리 통증 탓에 코스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고 샷 감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대회 최종일인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의 악명높은 강풍 속에서 박인비는 7언더파 65타를 쳤다. 드라이버 샷의 페어웨이 안착은 8번,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은 13번에 그쳤지만 상관없었다. 퍼트 수를 24개로 막은 '컴퓨터 퍼트'가 있었다. 캐디 비처는 "일단 셋업을 하면 무조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박인비의 퍼터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클럽"이라고 했고 ESPN은 "마술사처럼 퍼트를 한다"고 했다.

13번홀까지 선두 고진영(20·넵스)에게 3타 차로 뒤졌던 박인비는 14번홀(파5)에서 6m 이글 퍼트로 한 번에 2타를 줄였다. 고진영은 이 홀에서 파에 그쳤고 박인비가 버디를 잡은 16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다. 12언더파로 고진영을 3타 차로 따돌린 박인비는 상금 45만달러(약 5억2,000만원)를 받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 시즌 최초로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한 그의 통산 상금은 1,200만달러를 넘어섰다.

◇황금곰보다 빠른 메이저 7승=2006년 2부 투어를 거쳐 이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박인비는 남녀를 통틀어 역대 세 번째 최연소(27세21일)로 메이저 통산 7승 고지를 밟았다.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는 박인비보다 늦은 27세4개월29일에 메이저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2008년 US 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19세11개월) 기록을 쓴 뒤 부진에 빠졌다. 은퇴를 생각할 만큼 긴 슬럼프였다. 지금의 남편인 스윙코치 남기협(34)씨의 도움으로 2013년부터 메이저 공습을 재개한 박인비는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슈퍼슬램'을 작성할 경우 미키 라이트(미국)에 이어 3년간 메이저 7승을 쌓는 두 번째 선수가 된다.

◇은퇴한 전설 소렌스탐·오초아가 라이벌=박인비는 이제 자신의 우상인 안니카 소렌스탐(45·스웨덴)의 기록들에 다가가고 있다. 최근 14개 메이저만 놓고 보면 박인비는 6승을 거뒀는데 소렌스탐도 2002~2005년 메이저 14개 대회에서 6승을 했다. 2013년의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은 소렌스탐도 못 해본 대기록이다. 박인비는 소렌스탐의 메이저 통산 10승에 3승 차로 다가섰다.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박인비에게 최장기간 세계 1위 또한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 부문 1위는 로레나 오초아(34·멕시코)의 158주. 박인비의 골프여제 재위 기간은 총 81주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달성 전에는 너무나 크고 힘들게 느껴졌는데 막상 해내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저보다 우승 횟수도 훨씬 많고 메이저 승수도 많은 전설 같은 선수들을 보며 새로운 목표를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일시 귀국해 7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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