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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토리] KB자산운용 '밸류포커스펀드'

'약세장서도 수익 내는 투자'가 성공 비결<br>장기투자하면서 대형주 공격 매수전략 병행<br>3년 수익률 100%로 대표 가치주펀드 부상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입체주의 미술의 탄생을 알린 걸작이다. 처음 작품이 소개됐을 때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원근법과 명암법이 파괴된 여인들의 모습은 당시의 미학 개념으로는 결코 아름답지 않았기 때문. 기괴(?)했던 이 작품에 주목한 이가 있으니 바로 유럽의 최고 미술품 딜러 칸바일러였다. 유명 주식 중개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이미 유명해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ㆍ판매하기보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전위적이었던 작가를 발굴ㆍ후원하는 데 전념했다. 그의 투자 철학 덕에 피카소의 '괴상한 작품'은 20세기 화단을 화려하게 장식한 '입체주의의 기념비'가 됐다.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한 칸바일러의 전략이 엄청난 성과를 거둔 셈이다.

KB자산운용의 '밸류포커스'도 탁월한 안목으로 저평가 종목을 발굴, 설정 3년여 만에 KB자산운용을 대표하는 가치주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9년 11월 설정된 이 펀드는 불과 3년 4개월 만에 누적 수익 100%를 넘겼고 운용 순자산도 1조5,500억원을 넘기는 저력을 과시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우려 속에 다양한 이벤트가 국내 증시를 휩쓴 지난 3년. 그 속에서 누적 수익률 100%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약세장에서도 깨지지 않는 투자가 중요합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는 수익률의 비결을 이렇게 정리했다. 밸류포커스는 설정 첫해인 2009년부터 매년 코스피와 국내 주식형 펀드를 압도적으로 앞서는 성적을 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2011년이다. 시장이 급락하며 코스피가 -11%, 국내 주식형 펀드가 -11.6%의 수익을 내는 동안 밸류포커스는 3.8%를 기록하며 단순 시장 우위가 아닌 '플러스 수익률'을 만들어냈다. 최 이사는 "안전 마진이 확보된 기업 주식을 사서 깨지지 않는 투자를 해 연평균 복리 수익률을 크게 가져갔고 장기간 투자 수익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장기 복리 수익률을 극대화했다"며 "깨지지 않는 투자가 결국 이기는 투자"라고 말했다.

모두가 어려운 '위기의 순간'에서 내공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치열한 기업 탐방과 깐깐한 종목 편입, 편입 종목에 대한 장기 안목이 한몫을 했다. 밸류포커스는 크게 저평가 요인과 미래 성장 가치 요인 등 두 가지 평가 방식으로 가치주를 선정한다. 저평가 요인으로 시장 평균 밸류에이션보다 30% 이상 저평가된 저PER주(주가수익비율이 낮은 종목)ㆍ저PBR주(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나 배당수익률 3% 이상의 고배당주, 실적 턴어라운드주를 선별하고 미래 성장 가치 평가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한다.

현금 흐름이 좋으면서 좋은 비즈니스모델을 지녔는가를 보기 위해 최 이사가 유심히 보는 지표는 월봉 차트다. 그는 "월봉이 우상향하는 종목은 단순히 주가만 오른 게 아니고 기업가치도 지속적으로 커진 것이기 때문에 계속 유보가 쌓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가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자회사 동서식품을 통해 상당 규모의 영업이익과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는 '동서'가 대표적인 월봉 우상향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편입 종목은 평균 3년 정도 가져간다. 종목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펀드 편입 때부터 담아온 삼영무역은 126%나 올랐고 대원산업은 200% 넘는 수익률을 내며 장기 신뢰에 보답했다. 다만 대형주의 경우 주가 등락에 따라 공격적인 매매 전략을 병행하며 수익률을 관리한다. 실제로 밸류포커스는 펀드 설정 후 한동안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다가 주가가 70만원 아래로 떨어졌을 때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 담았다. 이후 100만원을 넘어선 시점에 이익을 실현한 뒤 현재는 7% 수준으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최 이사는 "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기며 덩치가 커졌지만 연 1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운용해나갈 계획"이라며 "장기 투자자들에게 좋은 성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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