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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교육경쟁력과 師弟之道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04 IMD 세계경쟁력연감’에 의하면 평가 대상 51개 국가와 9개 지역 중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35위로 평가됐고 이중 교육경쟁력은 44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수혜율’이 5위인 데 비해 ‘교육체계 및 대학교육이 경제ㆍ사회 요구에 부합하는 정도’는 각각 52위와 59위, ‘기업과 대학간 지식 이전이 충분한 정도’는 42위에 불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004년 조사한 ‘기업에서 본 한국교육의 문제점과 과제’에 의하면 기업의 74.6%가 대학교육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고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지적도 76.7%에 달했다. 그 중 대다수(84.5%)가 대학 문제를 이공계 문제로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낮은 처우 등 상대적 박탈감(37.4%)과 편한 것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성향(26.5%), 현장교육 미흡(13.6%) 등을 중요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해결방안으로는 이공계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35.6%),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 제고(25.5%), 현장밀착 교육(16.8%) 등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신입직원에 대한 기업의 부문별 만족도를 보면 국제화 능력(57.2%), 기본능력 및 지식(52.5%) 등은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운 데 비해 조직역량(43%), 전문지식 및 기술(44.5%), 인성ㆍ태도ㆍ가치관 등(47.5%)은 낮았다. 신입직원 교육시 가장 중시하는 사항은 인성ㆍ태도(44.0%), 의식ㆍ기업문화(21.6%), 업무 관련 지식ㆍ기술(21.6%)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바로 업무 관련 지식ㆍ기술보다 인성ㆍ태도를 중요시한 점이다. 아마도 요즘의 교육계 비리, 입시 부정, 학교 수업의 왜곡, 편향된 교육 등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 인성교육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 문제가 나오면 은사이신 길영희 선생님이 60년 ‘새벽’이라는 잡지에 쓰신 글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교육계가 걸어 나온 족적(足跡)과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항상 많은 반성과 비판이 가해져 나왔지만 급격히 변동하는 근간의 사태에 처해… 교육자와 학생의 동향, 그리고 방금 전국적으로 파급되고 있는 각급 학교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 이에 대해 누구도 간명한 해답을 내리기는 어려울 줄로 믿는다. 그러나 교육의 핵심 문제로 파고든다면 그 귀착점은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 즉 사제지도(師弟之道)의 여하에 달려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겠다. (중략) 평안북도 태천군에 박운암(朴雲庵)이란 학자가 사숙(私塾)을 설치하고 제자들을 교양했다. 당시 제자들은 운암 선생에게 대해 육친의 부모와 같은 애정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존엄한 군주에게 향함과 같은 공근(恭謹)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선생 사후에도 여러 제자들은 오래 흩어지지 않고 호읍(號泣) 애도(哀悼)했으며 그 중 몇 명은 선생의 묘변(墓邊)에 막사를 짓고 1년여를 떠나지 않고 애모불금(哀慕不禁)했는데… 평소에 스승을 존경하고 사랑하던 제자들의 순수한 지성 가운데에서 우러나온 소행이었다. 당시의 사제지도를 가리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했는데 실로 이러한 것을 가리켜 말한 것이 아닌가 한다. 회고하건데 우리나라 교육계의 혼란이 오늘과 같이 격심한 적은 없었다. 일반 사회에서는 그 미치는 영향이 정치ㆍ경제계에 비해 간접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를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여유를 갖고 있는 듯하다.” 사제지도에 관한 글인데 어쩌면 요즘 현실과 같은지. 46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 현재도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많은 처방이 내려지고 있으며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각 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3월이 됐고 어김없이 새내기들이 각급 학교에 입학해 학업을 시작했다. 새 학기 교육, 교육의 기본인 스승과 제자의 관계부터 재정립해야 하겠다. 이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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