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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남북협력기금 운용을 바란다

올해 남북 관계는 예년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협력기금을 통한 경제 관계가 그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로 우선 개성공단 본 공사의 본격화와 공단 입주기업의 확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신년공동사설에서 ‘우리 민족끼리 공조강화’를 내세워 남북협력 확대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남북 양측의 경제협력 확대는 재정적으로도 그 기반이 확보돼 있다. 올해 남북협력기금은 2조4,700억원 규모다.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에 비해 2배가 넘는다. 남북협력기금은 지난 91년에 250억원으로 시작했다. 북한이 식량 위기로 국제사회에 대북지원을 호소한 이후 우리는 이 기금으로 식량과 비료ㆍ의약품을 지원했다. 지원 식량의 군사 분야 전용 등의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동일한 민족으로서 형제국의 굶주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는 했다고 역사와 국제사회에 말할 수 있게 됐다. 남북한간 관계 변화에서 기금의 역할은 게임이론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게임이론에서 적대적 파트너를 협력적 파트너로 전환하는 가장 대표적인 전략이 소위 팃-포-탯(tit-for-tat) 전략이다. 그 내용은 단순하다. 협력하는 파트너는 상을 주고 적대적인 파트너는 벌을 주는 것이다. 적대적인 파트너도 게임의 반복을 통해 결국 협력하는 것이 이익임을 알고 협력적인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게임이론적 측면에서 본다면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상을 줌으로 북한을 협력적 파트너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금 규모가 확대되고 목적이 좋아도 기금의 집행이 합목적적으로 이뤄지지 않거나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통일부와 기금을 수탁, 관리하는 수출입은행은 이러한 기금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 최근 ‘남북협력기금 운용관리규정’을 개정해 기금 지원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기업들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손실 보조 규모나 대상 기업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기도 했다. 그리고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사업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기금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의 조직을 개편해 정책기획 업무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남북협력기금을 효율적이고 합목적적으로 사용되도록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퍼주기 논란’이 기금지원 규모보다는 기금의 용처와 관리에 대한 염려에서 나온 것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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