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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29 재보궐선거 결과는 김무성 대표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선거 초반 여당은 '지역 일꾼론'과 '종북 심판론'을 내걸고 순항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성완종 블랙홀'에 모든 이슈들이 휩쓸려 들어가면서 선거 지형은 완전히 바뀌었고 선거 전략도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해결사의 면모와 존재감을 드러내며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김 대표는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여당 중진들의 이름이 오른 '성완종 리스트'가 발견된 지 이틀만인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야당도 대선자금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전선을 확대시켰다. 이어 △선제적 특검 카드 △이완구 총리 조기 사퇴 불가피론 △노무현 정부 임기 말 성완종 특사 의혹 제기 등을 내세우며 여당에 부정적인 여론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 리더십의 상징적인 장면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회동'. 박 대통령이 16일 중남미 순방을 위해 출국하던 날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가진 긴급회동은 당정청에서 김 대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하는 동안 김 대표가 사실상 국내 국정상황에 대한 컨트롤타워를 맡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이 순방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르는 동안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거론하면서 재보선 승리를 위한 마지막 정지작업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재보선 승리로 김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여권 유력주자였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등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여당 사령탑인 김 대표의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릴 게 분명하다. 김 대표는 여권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재보선 승리는 대권가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지기 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새로운 보수의 청사진을 내세움으로써 새정치민주연합이 제기한 '유능한 경제정당론'의 맞상대로 떠오른 유승민 원내대표의 몸값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전략분석실장은 "전반적으로 청와대에서 당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을 돌이킬 수 없으며 급속도로 쏠리느냐, 협의를 해서 하느냐 정도"라면서 "대등한 위치에서 동반자적 관계가 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당정청 주도권도 확실하게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 사임에 이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있어 김 대표의 주도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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