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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과소비(IMF시대 생활속의 구조조정)
입력1997-12-18 00:00:00
수정
1997.12.18 00:00:00
이학인 기자
◎대학생 「휴대폰에 자가용」은 보통/대학가 서점은 없고 옷가게·카페만 성업/부모에 카드연체 갚아라… “분위기 파악을”교통사고를 내고 현재 한 종합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C대학 4년 박모군(22)은 병상에서 오늘도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있다. 박군이 사고를 낸 것은 지난 10월. 신촌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후 친구 2명을 자신의 중형차에 태우고 집 방향인 노량진으로 가기위해 노들길을 지나던 중 가로수를 들이받아 자신은 윗니가 턱에 끼이는 등 전치 14주의 중상을 입었으며 친구들도 큰 부상을 당했다.
음주운전을 한 박군은 보험처리가 안돼 치료비전액을 물어내야 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몇년새 박군과 같은 사례가 급격히 늘고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음주사고 2만5천7백64건중 대학생들의 연령층인 21∼25세가 낸 사고는 3천6백70건으로 14%를 차지했으며 해마다 그비중은 커지고 있다.
요즈음 서울시내 대학들 주변의 주택가에는 낮에도 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각대학에서 학생들의 주차를 금지하거나 비싼 주차료를 물게하자 학생들이 주택가로 몰려들고 있는 것. 또 교내 게시판 등에 붙어있는 자취방광고에는 주차장완비라는 문구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K대 치대 본과 4학년에 재학중인 김모군(26)은 『같은과 학생들중 절반 정도는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다』며 『쏘나타급의 중대형차도 늘고있는데 꼭 필요해서 몰고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과시형으로 보인다』고 전한다.
또 다른 과시형소비의 예는 휴대폰. 최근 2∼3년동안 학생사이에서 삐삐 열풍이 거셌으나 올들어 이동통신업체들의 고객유치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입금 부담이 줄어든 휴대폰으로 교체되고 있다.
인천에 있는 I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이모군(25)은 『학생들사이에서 삐삐는 한물 간 것으로 취급받아 휴대폰이 있어야 대접받는다』며 『도서실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 심지어 실내에서 통화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시간당 2천5백원짜리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학교의 알선창구를 찾는 학생들도 많지만 중년층에서 골프를 쳐야만 어느정도 성공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풍조가 자리잡고 있듯이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휴대폰이나 차량소유가 신분과시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부모도 모르게 휴대폰을 산후 대금을 연체해 대신 갚아준 경험이 있다는 김모씨(58·식당경영)는 『나라가 어려운 때에 젊은 사람들이 먼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면학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는 자가용이나 휴대폰부터 먼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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