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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절제의 경영

패션사업의 어려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첫째는 패션의 미래 예측에 대한 어려움이고, 둘째는 재고 문제다. 이 두 가지는 알고 보면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하나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후 3년간 회복세를 겪었다. 뒤이 은 2년 동안은 명품과 신용카드 열기로 대변되는 소비과열 상태에 빠졌다. 이라크전ㆍ북핵문제 등의 불안요소가 더해지면서 경기후퇴와 불황의 골은 깊어만 갔다. 신용카드 남발은 수백만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가계부실로 이어졌다. 반면 고소득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더욱 부를 쌓고 있다. 이렇듯소비계층의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기업들이 절제의 경영, 디마케팅(demarketing)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세계적인 마케팅의 권위자인 필립 코틀러 교수는 디마케팅을 공급과잉과 초과수요 사이에서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경영의 화두라고 일찍이 말한 바 있다. 원래 마케팅이란 상품을 가급적 많이 팔도록 하는 기업의 당연한 경영활동 이다. 하지만 디마케팅은 기이하게도 거꾸로 상품을 적게 사도록 하는 경영전략이다. 그렇다고 해서 디마케팅이 마케팅의 반대말은 아니다.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의 한 방법이다. 디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자신 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단지 장기적 이윤창출을 위해 단기적으로 매출증 대 전략을 유보하는 것이다. 기업은 항상 수요를 늘리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여기는 상황에서 오히려 기업이 수요와 공급을 줄인다는 역발상적인 개념이다. 이제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가 아니다. 공급과잉 시대에는 브랜드를 기업이미지에 걸맞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입장에서 수요와 공급 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건실히 하는 게 지혜로운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적정 이윤을 달성하고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더욱 공고한 고객관계를 유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기때문이다. 고객 취향에 민감하게 대응해 재고를 줄이고 지나친 광고와 상품공급을 절 제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것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더욱 절실한 기업의 생존전략이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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