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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부전선 포격 도발] '대화' '위협' 엇갈려… 화전양면 전략

北 포격 직후 메시지 보면

북한이 20일 경기도 서부전선에서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직후 우리 정부에 보내온 메시지는 교묘하게 '위협'과 '대화'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도발 의도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국방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두 차례(3시53분, 4시12분)에 걸쳐 우리 측에 고사포 사격을 가했고 이후 4시50분께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냈다. 비슷한 시간인 5시께에는 우리 군에 북한군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전달했다.

두 가지 경로로 전달된 북한의 메시지는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비서 명의의 서한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군사적 행동을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반면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에는 우리 군에 48시간 이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및 장비 철거를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강경한 내용 일색이다.



어떻게 동일한 시간대에 전해진 서한들이 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을까. 북한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안 될 정도로 엇박자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우리 정부에 혼선을 초래하기 위해 화전양면 전략을 구사했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전쟁 상황을 결심하고도 먼 훗날에 '평화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구축하기 위함이라는 소름 돋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의 대응에서도 어색한 모습이 엿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6시께 총참모부 명의로 전달된 전통문 내용을, 통일부는 8시30분께 김양건 비서 명의의 서한내용을 각각 언론에 공개했다. 같은 시간에 전달된 북한의 메시지가 시차를 두고 공개된 것이다. 강도 높은 내용의 메시지가 먼저 공개되면서 북한의 포격 도발이 이뤄진 전방 지역 일대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6시부터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회의가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두 개 서신이 제대로 보고됐는지도 의문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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