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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같은 과 여학생 살해한 고대생 구속

헤어진 같은 과 여학생을 스토킹하다 끝내 살해한 고려대생이 범행 3개월여 만에 덜미를 잡혔다.

1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고려대 2학년 이모(20)씨는 자신의 전 여자친구인 A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지난 6일 구속·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교 같은 과 동기인 두 사람은 재작년 10월부터 약 1년간 사귀다 헤어졌다. 이씨는 A씨에게 다시 만나자며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A씨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는데도 이씨는 “왜 안 만나주느냐”, “교제할 때 잘해줬지 않느냐”며 A씨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던 작년 12월 7일 결국 사단이 났다.

이씨가 학교 근처 A씨의 하숙집 앞에서 기다리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A씨를 따라서 방에 들어갔다. A씨가 이씨에게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겠다”고 소리치자 순간 격분한 이씨는 A씨의 목을 세게 눌러 숨지게 했다.

이씨는 자살로 위장하려 A씨의 목에 휴대전화 충전기 전선을 감아놓고 담요를 가슴까지 덮어둔 채 현장을 떠났다.

다음날 옆방에 사는 친구가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았고 자살을 선택할 뚜렷한 동기도 없다는 점에서 타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다. A씨에 대한 부검에서 뚜렷한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와 수사는 잠시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A씨의 손톱에서 남성의 DNA가 발견되면서 수사는 급진전했다.

경찰은 A씨의 주변을 맴돈 이씨의 DNA를 채취해 손톱 밑 DNA와 대조했다. 그 결과는 이씨가 범인으로 지목됐고 경찰은 지난 2일 집에 있는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이씨가 범행 후 부산 광안리로 가서 찍은 ‘셀카’ 사진이 발견됐는데 사진 속 이씨의 목에는 긁힌 듯한 상처가 뚜렷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범행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거듭된 추궁에 결국 범행 일체를 시인했고, 뒤늦게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인 재작년 초에도 전 여자친구를 길에서 때리고 목을 조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학과에서 1등을 놓치지 않은 우등생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은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에 하루 용돈을 1만원만 쓰면서도 과 수석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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