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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조력자서 동반자로 '신 내조의 여왕'

미셸, 환경·교육 등 전방위 활동<br>김윤옥 여사는 한식세계화 선봉<br>브루니 등 패셔니스타 공통분모

미셸 오바마 부인

(좌)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사르코지 대통령 (중)미유키 여사와 히토야마 유키오 총리 (우)김윤옥 여사

■ 전통적 내조형 거부하는 21세기 퍼스트레이디들 이번 총선으로 정치 판도가 뒤바뀐 일본에서 신임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못지 않게 대중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면 단연 그의 부인 하토야마 미유키 여사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지난 3일 "외계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다", "전생에 할리우드 영화배우 톰 크루즈를 만난 적이 있다" 등 미유키 여사의 이색 발언을 두고 "미셸 오바마는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카를라 브루니도 조심해라. 두 사람을 능가할 새 퍼스트레이디가 등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유키 여사는 일본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성가극단 '다카라즈카(寶塚)' 배우 출신이라는 커리어부터 '당당하고 솔직한 일본판 힐러리', '음식과 의상, 집안장식을 도와주는 라이프 작가'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이력이 각 신문을 장식했다. 선출직이 아닌 퍼스트레이디가 이처럼 선거의 주인공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는 "퍼스트 레이디는 대통령(총리)의 첫 번째 조언자로 부통령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퍼스트 레이디의 전형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 내조형으로 아내, 자애로운 어머니 혹은 국모로서의 모습이 거의 전부였던 과거 이미지와 달리 21세기 퍼스트레이디들은 전문성을 갖고 자기의 개성을 한껏 드러내는 '이 시대 여성들의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 필수조건은 '동반자 정신' 21세기 퍼스트 레이디들의 내조 필수 조건은 '동반자 정신'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정치 무대에 서고 있다. 선출직이 아닌 이들의 역할을 설명하고 뒷받침할만한 법률적 근거는 없지만 이제 국민들은 대선, 총선에 앞서 차기 대통령(총리) 후보 못지 않게 퍼스트레이디들의 면모를 살피는 데도 익숙해졌다. 바로 그들이 숨은 권력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손길이 미쳐 닿지 못하는 현안들, 특히 문화, 여성 관련 이슈는 퍼스트레이디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각료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명예회장을 맡아 한식 세계화 추진의 선봉에 섰다. 김 여사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음식 부문에서 두 팔을 걷어붙이게 됐다고 전해진다.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쇠고기 찹쌀구이 등 환영 만찬 식단을 직접 짜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미셸이 환경, 교육, 자원봉사, 여성 인권 등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대변인이나 친선대사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상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셸은 각 부처를 순회하며 공무원들에게 오바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가 하면 건강한 식문화를 강조하며 백악관에 친환경 유기농 채소 텃밭을 조성해 미국내 '텃밭가꾸기ㆍ주말농장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 역시 정치적인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정치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브루니 여사의 공표에도 불구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대다수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브루니의 후광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할 정도였다. 브루니 여사는 에이즈ㆍ결핵ㆍ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의 국제대사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올 2월 프랑스 정부가 이탈리아 적색여단 소속 테러리스트들의 본국 강제송환을 당초 약속과 달리 거부한 데에도 브루니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추측 보도하는 등 프랑스 정부의 외교정책에도 브루니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한다. ■ "내 일도 중요" 여성들의 롤모델 미셸 오바마는 프린스턴대학 사회학과, 하버드 로스쿨, 일류 법률 회사 소속 변호사, '공공연대' 시카고 지부장, 시카고 대학병원 대외협력 담당부원장을 거친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이다. 자신만의 커리어로 여성, 문화, 인권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다운 식견을 발휘한다. 미국 대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한 TV 토론회에서 "당신은 잘 모르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미셸을 가리키며 "나 보다 아는 게 더 많은 아내에게 물어봅니다"라고 대답했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엘리자베스 라이트풋은 '미셸 오바마-변화와 희망의 퍼스트레이디'(부키)에서 "오바마가 대선 후보로 나설 당시만 해도 미셸은 시카고 대학병원에서 남편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연봉을 받던 성공한 전문직 여성이었다"며 "영부인이 되기 전인 2006년도 에센스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인물 25인에 올랐고 2007년 가장 영향력 있는 하버드 졸업생 100인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셸은 벌써 두 번이나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지난 6월호에는 단독 인터뷰를 통해 백악관 안주인으로서의 역할과 생활을 공개하며 표지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타임지는 "미셸 여사처럼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빨리 강한 인상을 남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는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마잉주 대만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 여사는 남편 취임 후에도 금융기관에서 법률자문역으로 활동하며 평소와 마찬가지로 청바지 차림으로 근무지에 정상 출근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사표를 쓴 저우 여사는 남편과 함께 중미권 국가를 방문했을 때 저녁 만찬에서 춤을 춘 모습이 공개돼 '춤추는 총통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만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델 출신 가수인 브루니 여사는 자신의 일을 계속하며 살고 있다. 브루니 여사는 지난해 7월 신규 음반을 발표했고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91세 생일을 기념한 자선 콘서트 무대에서는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불렀다. 최근에는 우디 앨런 감독이 자신의 신작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달라며 보낸 러브콜에 브루니 여사가 응함에 따라 은막에 등장하는 최초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스타일도 경쟁력이다 일찍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가 깔끔한 7부 소매를 즐겨 입는 '재키룩'으로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던 것처럼 미셸 여사도 '검은 재키' 불리며 퍼스트레이디 패셔니스타로 등극했다. 에스콰이어지는 2007년 베스트드레서로 미셸을 꼽았고 그의 얼굴은 GQ, 보그 등의 잡지 표지까지 장식했다. 그는 베니티 페어가 정한 '세계의 베스트 드레서'이기도 하다. 미셸 오바마는 신진 디자이너의 원색 의상과 민소매 원피스 등을 즐겨입으면서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과감한 스타일을 유행시키고 있다. 때로는 화려한 패턴으로, 때로는 허리를 강조한 벨트 장식으로 품위 있으면서도 섹시한 의상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 여름 휴가에서는 그랜드 캐니언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르는 미셸 여사의 반바지 차림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품위를 유지하면서도 여성성을 잃지 않은 '미셸룩'으로 통칭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왕년의 명품 패션모델이었던 카를라 브루니 여사도 역대 프랑스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손꼽히며 해외 방문 때마다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김윤옥 여사 역시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손에 꼽히는 베스트 드레서다. 파스텔색부터 원색까지 다양한 색상을 소화하며 어떤 의상이든 통일감 있고 심플하게 매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국 퍼스트레이디들이 화려한 옷맵시를 자랑하다 보니 퍼스트레이디들 사이에 스타일 경쟁이 일기도 한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의 부인 테레이스 레인 여사는 "카메라에 자주 노출되는 총리 부인이 살찐 모습을 보이면 이미지에 좋지 않을 것"이라며 6개월간 다이어트를 감행해 25㎏을 감량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레인 여사는 지난 7월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자신감 있는 행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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