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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틀째 심야협상… 합의 진통

고위급 2+2 벼랑끝 대화… 北도발 사과 여부가 변수

양측 관계발전 폭넓게 협의

'정상회담 개최 논의' 분석도

북한의 포격 도발에 따른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북이 지난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오후3시30분부터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계속했다. 22일 오후에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용표(왼쪽부터) 통일부 장관, 김 실장, 황병서 북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 /통일부 제공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23일 오후3시30분께 판문점에서 재개됐다.

남북은 전날 회담에서 양측이 제기한 입장과 제안 등에 대한 검토과정을 거쳐 이날 접점 찾기에 주력했다. '난제'인 지뢰 도발 해법은 일단 미룬 채 북측은 전방지역의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임시 중단하면서 일단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추가 고위급 접촉 일정을 잡는 우회로를 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 협상 대표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간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북한이 먼저 제안한 이번 협상에서 북한의 군사 도발 사태 해결 방안은 물론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협의가 오간 만큼 향후 양국 정상이 회담을 열어 '그랜드바겐(포괄적인 일괄타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열쇠는 북한이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천안함 폭침, 지뢰 도발, 서부전선 포격 등 일련의 무력행위에 대해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사과하느냐 여부다.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과 국내 회의를 통해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이 전향적 태도변화를 보인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누차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의 북한 입장이 정상회담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협상에 권력서열 2인자이자 군부 1인자인 황병서 북한 군 총정치국장과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보냈다. 김 비서는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당시 북측에서 유일하게 회담에 배석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이번 협상에서 김 제1위원장이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제안한 '남북 대통로'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날 남한을 전격 방문해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말한 바 있다.

또 우리 정부에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 5·24제재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민생·환경·문화 등 당장 실천 가능한 '3대 소통로'부터 시작해 군사 및 경제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협상에서 무력도발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의지를 보인다면 정상회담을 통해 '패키지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편 북한의 잠수함 수십 척이 동·서해 기지를 이탈한 뒤 위치가 식별되지 않아 우리 군이 탐지전력을 늘려 추적에 나서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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