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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14일] 스미토모 사건
입력2006-06-13 17:03:32
수정
2006.06.13 17:03:32
1996년 6월14일. 국제 구리 가격이 톤당 2,000달러에서 1,8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비철금속 시세도 함께 폭락했다. 세계 시장에 던져진 충격은 연말까지 가시지 않았다.
사태의 진원지는 스미토모상사. 스미토모는 이날 비철금속ㆍ구리 담당부장인 하마나카 야스오(浜中泰男元ㆍ당시 47세)가 회사 몰래 선물거래를 통한 투기를 일삼다 18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사건이 표면화한 후 피해규모는 더욱 불어나 26억달러에 달했다. 스미토모상사 연간 경상이익의 7배 수준. 당기순이익으로 따지면 10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치부일수록 내부 처리하는 게 전통인 일본 기업이 사건 전모를 스스로 밝힌 것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진상파악에 나섰기 때문. 적발되기 전에 선수를 친 셈이다. 파문을 일으킨 하마나카 부장은 세계 구리거래의 5%선인 50만톤을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어 ‘미스터 5%’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인물. 10여년 전의 6억엔가량의 투자손을 만회하려다 손실을 눈덩이처럼 불렸다.
스미토모가 야기한 파장은 수년을 끌었다. 비철금속 시장의 왕자(거래량 최대) 자리가 알루미늄으로 넘어가고 이듬해 스미토모상사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하마나카 부장의 불법 투기를 알아채고도 돈놀이에만 집착,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논쟁도 벌어졌다. 하마나카 부장은 98년 최종심에서 8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스미토모 사건이 일어난 지 만 10년. 많은 게 변했다. 구리의 국제시장 가격은 5배 가까이 올랐다.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인간의 망각증이다.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소속인 한 종합상사도 지난해 구리 투기에 실패, 8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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