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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신드롬' 확산일로

지자체들 지방선거 앞두고 분양가 인하요구 잇따라<br>건설사 "차라리 정해주던가…" 볼멘소리<br>일부 업체는 아예 분양시기 연기하기도

“차라리 분양가를 정해주지 매번 (관청에) 들락거리게 하고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A건설 주택사업부장) “선거를 앞두고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주민들의 불만을 무시할 수 있는 지자체장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수도권 지자체의 한 관계자) 오는 5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들이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지자체장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이른바 ‘이대엽 신드롬’ 때문이다. 이대엽 신드롬은 이 성남시장이 판교 신도시 분양가를 대폭 인하하면서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하자 다음 선거를 앞둔 지자체장들에게 회자되며 등장했다. 현재 청약을 받는 판교 신도시는 성남시와의 줄다리기 끝에 중소형 민영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평균 57만원 내린 1,176만원에 분양됐다. 이에 앞서 하남 풍산 지구에 분양한 동부건설ㆍ삼부토건 등도 하남시의 요구로 6개월 만에 50만원을 떨어뜨린 평당 1,220만원에 분양승인을 겨우 받아냈다. 몇몇 지자체가 분양가를 낮춰 언론의 주목을 끌자 표심을 겨냥한 다른 지자체도 하나둘 분양가를 이유로 분양승인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건설의 한 관계자는 “알아서 분양가를 내려 제시하라는데 도대체 무엇을 얼마까지 내려야 하는지 알 도리가 없으니 더욱 답답한 노릇”이라며 “사업이 지연될수록 금융 비용은 계속 불어나고 있지만 분양가가 높아 그렇다는데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사업이 지연되자 분양시기를 선거 후로 미루는 건설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천안에 분양을 준비하던 대우건설ㆍ한림건설ㆍ서해종합건설ㆍ신일 등은 분양가 문제로 사업일정을 잡지 못하다가 아예 지자체 선거가 끝나는 5~6월 이후로 연기했다. 최근에는 건설교통부까지 ‘3ㆍ30부동산대책’을 통해 분양가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주택 분양가에 대한 적정성을 심사하겠다며 지자체의 분양가 인하 압력을 거들고 나섰다. 이렇게 되자 가뜩이나 판교ㆍ선거ㆍ월드컵 때문에 분양시기를 저울질해오던 업체들은 상반기 공급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B건설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가 떨어지면 서민층의 부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업체들의 공급위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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