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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노조의 신선한 충격

기아노조하면 민노총 산하의 열성 노조로서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고 특히 민노총이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고 장외투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업계 최초로 무분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앞으로 민노총의 투쟁 방향이나 다른 사업장에 미칠 긍정적인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안정을 통한 경제회생에 봄바람 분위기를 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그동안 기아노조는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경영과 인사권까지 간섭하는 노조로 알려져 있다. 분규가 가장 잦은 사업장으로 꼽혀왔다. 기아의 부실화와 늑장 처리는 환란의 한 가닥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아문제에 노조의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 관점에서 무분규 선언은 만시지탄(晩時之嘆)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만각(晩覺)일지라도 기아노조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지금은 경제가 어려운 때다. 올해들어 심상치않게 돌아가는 노사불안이 경제회생에 가장 큰 걸림돌로 솟아오르고 있다. 20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도 경제회복에 무거운 부담이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실익없는 파업과 투쟁은 명분을 얻기 어렵다.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와 노조가 살 수 있다는 사실도 작용했을 것이다. 기아가 현대에 매각되는 현실에서 그같은 상식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무분규와 노사화합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파업과 투쟁은 과거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에서 파업과 분쟁으로는 국가 경제나 개별 기업이 살아남기 어렵게 된 것이다. 경제가 불안하고 기업이 부실한데 노조와 근로자만 이득을 보고 삶의 질을 높일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들어 노조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상도 근로자의 의식이 변해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노조는 변화하는 환경과 근로자의 의식을 읽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기아의 파장은 민노총에도 큰 충격일 것이다. 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 설정을 위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무분규 바람은 이미 불어오고 있었다. 올들어서만 벌써 100여 회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대세를 이루고 확산될 것이다. 새 노사문화 정착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나 재계나 똑같이 올해의 목표는 산업평화를 바탕으로한 경제회생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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