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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에너지절약위한 '자발적 협약'의 의미

지금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국제원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최근 몇 달간 우리는 제3차 오일쇼크를 걱정하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높은 우려를 했었다. 우리나라 수요의 70%이상을 수입하는 두바이산 석유의 경우 지난해 초 10달러 수준에서 금년 3월초에는 29달러까지 치솟았었다. 이같은 원유가의 급등으로 우리 국민들이 2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IMF의 터널을 벗어나 모처럼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우리경제가 뜻하지 않은 새로운 복병을 만난 셈이다. 우리 나라는 에너지소비량이 세계 10위이고 원유는 네 번째 수입국이다. 하루 평균 원유 도입량은 240만배럴로 이는 쿠웨이트의 1일 원유생산량 전부보다 많은 양으로서 장충체육관을 매일 2개이상을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그 결과 에너지수입액이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20퍼센트를 넘고 에너지의 대외의존도가 97% 이상인 우리 나라는 원유 같은 에너지의 국제가격 급등이 무역수지 악화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클 수밖에 없다. 다행히 지난 3월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 유가안정을 위해 145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한 이후 유가의 하락추세로 우리경제는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지만 산유국들의 태도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유가가 급등할 수 있는 상황이며 당분간은 22달러내외의 고유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원유가의 급등은 당초 예상하였던 금년도의 120억불 국제수지흑자 달성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원유 배럴당 1달러의 가격상승은 10억달러의 무역수지 악화요인이 생기고 물가는 0.1%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이고 보면 고유가가 우리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세배이상의 소득을 갖고 있는 이웃일본인들을 생각해보자. 많은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좁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겨울에도 집안에서 내복을 입고 겨울을 춥게 보낸다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1인당 에너지소비량은 일본인과 비슷한 수준이고 소형아파트는 분양이 잘 안되며 자가용승용차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자동차의 평균연간 주행거리는 일본의 두배인 1만 9천㎞라고 하는데 우리가 과연 그렇게 해도 되는지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과거 30년간 에너지절약운동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위기가 있을 때만 절약을 강조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잊어버리고 등한시하곤 하였다. 이는 자존심의 문제로서 에너지절약을 에너지가격이 떨어졌을 때도 지속적으로 하여야 한다. 금년도 우리 나라의 에너지수입액이 무려 3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에너지 10%를 절감하면 3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 즉 국제수지문제도 상당수준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10%절약을 위해 정부, 가정, 기업 모두 혼연 일체가 되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반가정에서 에너지를 아끼려는 노력은 엄청난 외화를 절약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일반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집의 조명등을 고효율조명등으로 교체할 경우 100만㎾를 절약할 수 있어 1조6천억원의 원자력발전소 건설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업부문은 고효율 생산기자재의 사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일정기간동안 자발적으로 몇 %에너지 절약을 정부와 약속하는 자발적협약(VA)에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가 요청되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 별도의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 에너지절약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을 활용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에너지 위기를 현명하게 대비하여야 할 때이다. 현명한 사람은 비오는 날에 밀짚모자를 마련하고 지혜로운 주부는 겨울이 오기 전에 겨우살이 준비를 한다고 한다. 최근의 하락안정세인 유가는 우리에게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에너지위기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되며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보다 많은 절약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鄭長燮(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입력시간 2000/04/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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