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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쌓아놓고 투자는 안하는 기업
입력2006-04-10 16:20:58
수정
2006.04.10 16:20:58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의 평균 자금 유보율이 자본금의 6배가 넘는 607%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신규 투자를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전년도 보다 100%나 급증한 것이다. 유보율은 기업이 재무개선 등을 위해 회사 안에 쌓아두고 놀리는 돈을 뜻한다. 지난해 제조업체는 1,000원 어치를 팔아 76원을 남기는 등 순이익이 10.4%나 뒷걸음질 쳤는데도 자금 유보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걱정스럽게도 이 같은 자금 유보율이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비용 등이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6%나 낮아진 85.9% 수준이었다. 자금 보유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또한 기업이 신규투자 할 곳을 찾지 못하거나 외적인 이유 등으로 투자를 꺼린다는 뜻도 된다.
기업이 신규투자를 꺼리고 자금 보유율을 높이는 것은 경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신규투자- 일자리 창출-소득 및 소비증가-기업의 이익증대-신규투자로 연결되는 경제의 선순환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우리사회에 청년실업이 급증해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이 투자보다 현금 챙기기에 급급한 상황에선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선 기업 할 맛 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경제계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잔뜩 움츠리고 있다. 여기에 각종 규제로 기업의 손발을 묶고 있어 신규투자를 꺼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정부는 규제완화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기대치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단체장 등과 대화를 갖는 등 희망을 갖게 하지만 보다 가시적인 규제완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회사 하나를 설립하는데 10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실정이다.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투자를 활성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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