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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하락에도 풀리지 않는 신용경색

金昌會기자 = 장.단기 지표금리들이 모두 사상 최저치 기록행진을 벌이고 있으나 실제로 기업들에는 돈이 흘러가지 않아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당국의 금리인하를 통한 신용경색 해소 및 경기부양책이 겉돌고 있는 것이다. 金大中 대통령이 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콜금리 등은 내렸는데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았다고 경제장관들을 질책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지표금리 얼마나 내렸나 =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6%대에 접어들어 12일 오전에는 연 6.8∼7.4%에 형성됐다.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해말 연 31.32%에 달했던 콜금리는 당국의 인하노력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 8월말에는 연 8.51%, 9월말에는7.08%를 각각 기록했다. 장기금리인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이날 지난 주말보다 0.10%포인트 떨어진연 10.20%로 하락, 지난 9일의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새로 발행되는 회사채들은 대부분 연 12%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10%대에 거래되는 회사채들은 초우량기업들이 이미 발행했다가 소화되지 않은 경과물들이다. 초우량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투신권이 당국의 콜금리 대폭 인하방침 발표 이후 다른 금융기관들의 자금이 밀려들면서 그나마 금리가 높은 회사채 매입에 나서는 바람에 회사채 수익률의 추가하락도 기대되고 있다. ▲ 기업대출 금리는 어느 정도인가 = 은행들이 거래기업에 하루짜리로 빌려주는 당좌대출의 기준금리는 지난해말 연 38.86%에서 지난 8월말에는 15.71%, 9월말에는15.11%로 떨어졌고 지난 2일에는 14.91%를 기록하면서 14%대로 진입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5월 연 17.04%에서 지난 8월에는 14.95%로 떨어졌다. 대기업은 같은 기간 18.54%에서 14.78%로, 중소기업은 16.61%에서 15.00%로 각각 하락했다.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이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정상적인 기업대출 금리는 연 13∼14%라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대출금리 자체는 어느 정도 정상수준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며 최근 각 은행의 대출 우대금리 0.5∼1.05%포인트 인하로 기업 대출금리는 그만큼 더 하락했다. ▲ 금리인하와 신용경색 해소 왜 겉도나 =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한계기업들의 부도 등 기업의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은행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생존을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충족에 적극 나서면서 대출을 억제, 신용경색이 심화돼왔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유동성은 풍부해져 자금시장에만 돈이 몰리고 기업에는돈이 흘러들어가지 않았다. 은행들은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늘리고 콜거래에 돈을 돌려 자금운용을 해왔다. 돈이 금융권에서만 맴도는 현상이 벌어졌다. 따라서 자금시장의 지표금리들은 하락세를 지속해왔고 대출금리도 그에 따라 점진적인 내림세를 보여왔으나 기업들에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한은의 공개시장조작 금리를 대폭 낮춰 콜금리하락을 유도하면 금융기관들이 더 이상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어 기업대출을 확대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으로 콜금리는 연 6%대까지, 회사채 수익률은 10%대까지 낮춰놓았다. 그러나 5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여전히 돈가뭄에 아우성이다. 비싼 금리로라도 돈 구경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우량기업들은 경기침체 등으로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데다 매출도 감소하고 있어 은행돈을 새로 차입할 필요를 느끼지않고 있어 은행이 돈을 쓰라고 해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은행돈을 쓰려는 기업들은 따라서 대부분 한계기업인데다 설비투자 자금이 아니라 운전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어 은행으로서는 대출을 해주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기업 구조조정이 이제서야 본격화돼 기업의 신용위험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들은 말했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공개시장조작 금리의 대폭 인하를 통해 콜금리 하락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하자 마자 돈은 기업이 아닌 투신사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은행.보험. 종금 등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콜시장에서 굴리던 돈을 투신사의 단기 수익증권에 밀어넣은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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