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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전제품의 경쟁력 상실이 주는 시사점

국내 벤처기업의 효시격이자 2위의 PC업체인 삼보컴퓨터가 지난 18일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80년에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삼보는 지난 25년 동안 매출 2조원의 전문 IT기업군으로 성장했으나 경쟁 격화에다 무리한 사업 다각화 등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삼보의 흥망성쇠를 뒤돌아보면서 IT업계의 변화속도가 얼마나 빠른가를 실감하게 된다. 81년 세운상가에서 국내 최초의 PC를 생산할 때만 해도 PC산업은 첨단업종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IT산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PC 부문의 비중을 축소시키기에 이르렀다. 최근 5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휴대폰ㆍPDA 등 콘텐츠를 구현하는 단말기 가운데 PC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급감했으며 앞으로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범용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의 성장성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PC뿐 아니라 휴대폰이나 MP3 등도 첨단제품으로서의 위상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IBM이 PC 부문을 중국에 팔고 삼성전자 등이 범용기술에 해당하는 PC 부문이나 백색가전 부문을 해외공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후발국들의 저가공세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 기업은 엄청난 R&D 투자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기기융합을 도모하는 데 힘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연구개발 인력이 전체 직원의 40%를 넘어섰으며 LG전자도 연구인력 비중이 32%에 이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19일 세계 최초로 40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한 것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힘입은 것이다.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상실해 후발국에 넘겨주는 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후발국의 추격이 그만큼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의 경쟁력 상실로 잃게 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향상시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해나가야 한다. 기술력이 취약한 제품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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