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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농촌에서도 부자꿈 주렁주렁

『농업을 우습게 보지 마라.』농업도 이젠 예전의 농업이 아니다. 유리온실을 활용한 첨단농법이나 약초 등 고소득 작목을 재배,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매연 자욱한 도시를 떠나 귀농에 성공한 화제의 네 사람을 소개한다. ◇직장생활 하며 과수원 일궈 억대 소득=하영세(55·경남 의령군 칠곡면 외호리)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10년동안 주말과 휴일을 활용해 산지 6,000여평을 단감나무 과수원으로 일궈 억대 농부가 된 집념의 사나이다. 언젠가는 농기업을 운영할 꿈을 갖고 있던 河씨는 지난 83년3월 주말농장을 만들 셈으로 당시 살고 있던 부산에서 100㎞가량 떨어진 경남 의령의 험난한 한 산지를 샀다. 부산에서 동아생명의 영업국장으로 근무했던 河씨는 휴일마다 현지를 오가며 열심히 개간했다. 자그마치 10년동안 평일에는 직장에서 업무에 시달리면서 남이 쉬는 공휴일과 휴일에는 농장에서 일과 싸웠다. 아무리 피곤해도 농장일 때문에 직장생활 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까봐, 직장에서 밀린 업무는 집에까지 가져와 마무리하기도 했다. 초기 6년까지는 막대한 자금만 투입하고도 수익금이 별로 없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91년8월에는 일에 너무 시달린 부인이 간경화와 신장마비 심부전증으로 입원,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하니 생명을 포기하라는 얘기를 들었어도 굴복하지 않았다. 『정말 깜깜했습니다. 농장이 아니었으면 병을 얻지 않았을 텐데 하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평일저녁에는 집사람을 간병하고 주말에는 혼자 농장을 찾았습니다』 결국 농장을 가꾼지 5년째인 87년에 처음으로 단감 38상자를 수확했고 88년에는 100상자, 89년은 300상자로 해마다 수확량이 3배이상 늘어나면서 94년에는 1,620상자를 수확, 4,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95년에는 부인의 병도 완쾌돼 20년동안 몸담아온 동아생명을 떠나 전문 농업인으로 정착했다. 河씨는 이때 농장 상호를 청송원으로 정하고 저온저장고 와 선과장(選果場), 그리고 주택도 신축했으며 6,000평의 새 과수원 개척을 시작했다. 지난 98년에는 8,000상자의 단감을 수확, 연간 3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부자 농기업으로 변신했다. ◇허브 재배로 연 6,000여만원 소득=자동차 판매 영업 10년만에 귀농한 이화실(李花實·40·경북 청송군 청송읍 월외1리)씨는 폐교를 관광농원으로 탈바꿈시켜 연 6,000만원이상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서울 현대자동차 중계 영업소에 근무하던 李씨는 직장생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귀농·창업 정보를 수집해오던 중 한 인삼 전문가로부터 허브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허브가 약초·채소·향신료·차·꽃·관상식물 등 다용도로 쓰이는데다 그 효능이 입증된 고소득 작목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주왕산과 달기약수터가 있어 연 60만~80만명의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점도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李씨는 97년3월 귀농하면서 곧바로 부지 2,700평 규모의 폐교된 모교 월외초등학교를 연 548만원을 주고 빌렸다. 李씨는 운동장중 200평에는 비닐하우스 2개동을 설치하고 800평에는 밭으로 만들어 허브를 심었다. 품종이 2,500여개나 되는 허브는 습기를 싫어하는 열대성식물로 재배하기가 까다롭지만 여름에는 노지에서 재배할 수 있고 겨울에는 온실을 이용하면 해를 넘길 수도 있다. 특히 가뭄에 강하고 일교차가 크면 상품가치가 높아진다. 그는 교실 4개는 민박시설로 개조하고 운동장 빈곳에는 차를 마실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공터는 넝쿨과 조롱박을 심고 화단을 가꿔 바람만 불면 다채로운 허브향기가 진동하는 쉼터로 꾸몄다. 그는 청송읍내의 할인점, 식당 등에 80개 종류의 허브쌈을 공급해 연 3,000만원을 벌어들이고 관광객에게는 묘목(개당 1,400원)을 팔아 연 3,000만원 가량의 소득을 올린다. 방학기간중에는 대구 등 인근 도시 학생들에게 교실을 민박장소로 제공, 연 270여만원을 벌어들인다. 『없어서 못팔 지경입니다. 금년부터는 인근 농가에 재배기술을 지도해주면서 허브를 계약재배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관광지와 연계해 허브백숙·허브칼국수·허브술 등 허브음식도 개발하고 약수탕 인근에 향기가 물씬 풍기는 허브꽃길도 조성할 계획이다. ◇식용 달팽이 사육해 연 5,000여만원 소득=화물운송회사에서 10년간 운전하다 귀농한 김병태(金炳台·46·충북 옥천군 옥천읍 서정리)씨는 고부가가치를 내는 식용 달팽이를 사육해 연 5,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달팽이는 동의보감·본초강목 등 한방서적에도 강정·위장병·신경질환·당뇨·변비·치질·결핵·중풍 등 많은 분야에 효험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金씨 지난 92년 몸이 안좋아 ㈜한진 대전영업소를 떠난 후 우연히 달팽이 엑기스를 복용 효과가 좋게 나타나 아예 달팽이 엑기스 대리점을 차렸다. 93년 하반기에는 충남북 총판 대전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확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95년에 「달팽이 엑기스 함량미달」이라는 TV보도가 나오면서 사업이 급격히 위축, 결국 사업을 정리하고 큰 손해를 보게됐다. 하지만 달팽이 엑기스를 복용한 소비자들이 계속 구입을 문의해오자 96년 대전에서 가깝고 처가가 있는 옥천으로 귀농, 우선 소규모로 식용 달팽이 사육을 시작했다. 98년에는 귀농인 창업지원자금 2,000만원을 받아 현대식 사육시설로 개선해 대량 생산에 나섰다. 달팽이는 알로 나온지 5개월이면 팔기에 적당한 크기로 자라 순환주기가 일반 농작물에 비해 짧다. 다만 사육때 28~30℃의 온도, 80%의 습도관리가 중요하고 까다로운 편이다. 金씨는 현재 250평에 하우스 2개동에서 나오는 식용 달팽이로 연 5,000만원을 벌어들이고 논 680여평 밭 520여평 등 1,200여평에 콩과 벼를 심어 155만원가량을 벌어들이는 등 연간 총 5,150여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그는 『달팽이 가공공장을 만들어 달팽이 엑기스를 싼값으로 직판하고 농장내에는 달팽이 전문 음식점도 만들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카네이션·콩 재배해 연 3억대 소득=㈜금호에 20년간 근무하다 귀농한 진영호(陳泳虎·50·전북 고창군 공을면 선동리)씨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미개간지를 개척, 화훼·콩 등을 심어 3년만에 연 3억원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故 진의종 전 총리의 아들이기도 한 陳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고등학교시절부터 선산이 있고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임야·황무지가 있는 전북 고창에서 농장을 일구는 꿈을 꾸었다. 그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도 서울대 농대를 선택했고, 재학중에는 방학을 이용해 임야를 개간하며 농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지난 71년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개간사업에 착수했지만 자금부족으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73년1월 서울에서 타이어를 생산하는 ㈜금호에 입사했다. 그로부터 20여년간 계속된 직장생활동안 회사의 이사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지만 마음속에는 오로지 고향의 황토흙 덮인 농장만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드디어 92년5월 긴 직장생활을 끝내고 40대후반에 선대가 물려준 황무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에서 모은 자금과 퇴직금에다 정부의 지원도 있어 개간에 필요한 자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온상태를 유지해 줘야하는 화훼 육묘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 잘 극복하기도 했다. 그는 선대로부터 받은 30여만평의 황무지중 15만평을 개간, 5,000여평에는 첨단하우스와 육묘생산을 위한 유리온실을 설치해 카아네이션과 장미를 재배하고 12만평에는 보리와 콩을, 3만여평에는 대추·은행·관상수 등을 심었다. 그는 화훼 재배를 통해 연 1억5,000만원을, 보리·콩을 재배해 연 1억4,500만원, 과수를 통해 연 500만원 등 총 연3억원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직도 못다한 꿈이 많다. 陳씨는 『앞으로 수출도 할 계획이지만 우량품종을 육성해 세계최고의 꽃을 생산해낼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오현환 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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