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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박혜신‘象求原質圖, 第二’展


동양화가 박혜신의 ‘象求原質圖, 第二’展이 서울 팔판동 갤러리 도스에서 11월 13일(수)부터 11월 19일(화)까지 열린다.

누구에게나 마음에 품은 이상향이 있다. 삶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찾고자하는 인간의 끝없는 여정은 창작욕구로 연결되기도 한다. 박혜신은 인생에서 느낀 반성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마음의 종착지를 찾는 과정을 화폭에 담는다.

작가는 자신의 추상적이고 모호한 미적감성을 이해하고 이를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작품에서 보이는 코끼리, 야자수, 하늘과 같은 특별하지 않은 소재들은 박혜신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몇 가지 상징물이다.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주관적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낯선 익숙함을 구현함으로써 대중과의 교집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은 단연 공간을 누비는 코끼리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에서 육중한 몸을 이끌고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은 마치 삶의 무게를 인 채로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 아니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박혜신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토대로 코끼리에 자신을 투영하고 공간을 직접 거닐고 사색함으로써 이상향으로서의 여정을 드러낸다. 작가이면서 겪어왔던 여자로써 그리고 어머니로써의 역할에 대한 갈등과 그에 따른 삶에 대한 무게감이 고스란히 그 한 발자국에 담겨있는 것이다.



작가는 동양화가 가진 수묵의 본질적 표현 즉, 득도의 과정으로써의 예술이라는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그 자체의 표현인 동시에 인간 스스로가 자연의 섭리에 대해서 보고 느낀 철학을 먹과 붓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구도에서 보여주는 중경의 과감한 생략과 불필요한 요소의 제거는 긴장과 이완의 적절한 배합을 이룬다. 여기에 수평과 수직이 일정한 간격으로 교차되는 그리드 구조는 비현실적인 수평적 공간을 강조한다. 이는 가상공간과 같은 초월적인 이미지마저 불러일으킨다. 동양화 특유의 선과 여백에 따른 공간의 자유로운 변이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상향을 제시하기에 적합해 보인다. 전면의 야자수는 화면의 감춤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는 보는 이에게 현실과 이상의 괴리로 인한 불협화음들이 만들어내는 무의식의 심상을 더욱 자극한다. 특히 두드러진 점은 야자수나 코끼리가 가진 흑백의 수묵과는 대조적으로 하늘에만 밝은 색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마치 무방비 상태의 나른함 속 화창한 여름날 대낮의 푸름 그리고 해질녘의 노을을 연상시키는 하늘색이다.

작가는 이로써 이상향을 향한 인간의 갈망을 따뜻하면서 포근한 수묵의 감성으로 대변한다. 여기에 흑과 백, 허와 실, 성김과 치밀함, 큰 여백과 작은 여백, 감춤과 노출 등의 상반되는 요소가 만들어내는 화면의 조화는 또 다른 중요한 감상 포인트이다. 사실 이상세계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고의 중심은 본인으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며, 작가 또한 개인적인 삶에 대한 성찰로부터 작업은 시작된다. 유희충동을 통해 그 간 겪었던 삶의 궤적을 미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은 이상과 현실의 상호소통을 통한 어울림을 이끌어낸다. 여기에는 어떠한 이정표도 없기에 이상향을 찾아 떠나는 여정의 길목에서 느꼈을 막연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수묵이 만들어내는 차분하고 담담한 화면의 분위기는 우리를 물질을 추구하는 속된 현실에서 벗어나 시공간을 초월한 정신세계로 안내한다.

문의 : 갤러리 도스 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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