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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영화 '코미디의 유령'서 벗어나라

최근 한국영화계의 표정은 대목인 설 연휴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밝지 않다. 8일에 달했던 황금 연휴였던 지난 추석에 비해 이번 설 연휴가 단 3일로 짧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것보다 설 연휴 개봉되는 한국영화 중 시장을 주도할 만한 이렇다 할 작품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설 연휴에도 ‘명절은 코미디’라는 영화계의 속설에 발맞추어 영화계는 어김없이 코미디를 쏟아냈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복면 달호’ ‘1번가의 기적’ ‘바람 피기 좋은 날’ 등 이들 코미디에서 고무적인 것은 드디어 우리 영화계가 고질적인 ‘조폭 코미디의 유령’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이들 영화에 대한 평가들이 과거 조폭 소재 코미디 영화들보다 결코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식상한 코미디에 역시 진부한 감동코드를 버무린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런 영화들에 대해 관객들은 이미 차가운 시선을 보낸 바가 있다. 지난 추석시즌 수없이 쏟아져 나왔던 코미디 영화들이 대부분 실패한 것. 대신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력으로 무장한 ‘타짜’가 60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연휴 관객을 대부분 쓸어갔다. 이런 얼마 전 상황에도 불구, 이번 설에도 이런 천편일률적인 코미디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제작자들이 여전히 ‘명절은 코미디’라는 낡은 공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우리 영화 제작자들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와중에 할리우드 영화들은 아카데미 후보작들을 중심으로 한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통해 대목 관객층을 넘보고 있다. 올해는 스크린쿼터가 기존 146일에서 절반인 73일로 줄어든다. 한국영화가 그동안의 보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가는 첫해인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과잉투자의 여파로 유입되는 투자 자금마저도 줄어드는 등 영화계는 많은 시련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이런 때일수록 다양한 상상력과 작품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여전히 ‘코미디의 유령’에 사로잡혀 있는 한국영화가 지난 몇 년간처럼 관객의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귀 기울여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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