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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 러, 우크라 놓고 '치킨 게임' 돌입

"일주일 내로 철군하라" vs "핵보유국에 장난 마라"

우크라 친러 반군 남부 진격에 러, 병력·군수물자 대거 투입

푸틴 "점령지 '국가지위' 부여를", EU "금융·에너지 제재 검토"

일부 국가 러와 경제관계 밀접… 단일대오 갖출지는 아직 미지수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발을 들인 러시아를 향해 "일주일 안에 철군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의 핵보유 사실을 거론하며 "장난을 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서구권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대로 서로를 벼랑 끝으로 모는 '치킨 게임' 상황에 직면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러 추가 제재를 위한) 긴급 예비작업을 실시해 일주일 안에 제재안을 제시할 것을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강력한 제재를 주저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되돌릴 수 있도록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러시아에 준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제재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U의 으름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반군의 남부 지역 진격에 러시아가 대규모 군 병력 및 군수물자를 투입한 데 따른 대응조치다. 지금껏 북동부 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삼던 반군은 지난주 남부 소도시인 노보아조프스크를 점령한 뒤 이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들 반군은 제정러시아시대 용어인 '노보로시아(Novorossiya·신러시아)' 깃발을 소지했으며 이들의 군용차량 및 야전식량 포장지 등에서 러시아의 흔적이 다수 목격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들 반군 세력에 최소 1,0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투입됐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지난주 폭로에 이어 미 CNN방송은 영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4,000~5,000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이동시켰다"고 보도하는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위기가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까지 근접했다"며 "이는 (러시아와의) 전면전"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미 지난주 대러 제재를 경고한 미국을 비롯해 서구권이 이번에 추가로 마련할 제재 방안은 러시아의 에너지 및 금융섹터가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너 차례에 걸쳐 내놓았던 압박 카드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번 제재안에 푸틴을 위협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최대 기업이자 푸틴의 돈줄인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을 포함한 에너지 관련 제재와 러시아의 금융시장 고립화가 가장 강력한 위협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경제함수 때문에 대러 제재를 놓고 의견차를 노출해왔던 EU가 이번에는 단일대오를 갖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미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 정상이 제재 방안의 효과를 놓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또 독일 등은 경제압박 및 이를 통한 외교적 해법마련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리투아니아가 군사행동을 촉구하는 등 강경 입장을 나타내 구소련권 동유럽과 다른 유럽 국가들 사이의 온도차도 큰 편이다.

서구권의 압박에 맞서 푸틴도 강경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29일 크렘린궁이 개최한 청소년 캠프에서 "러시아는 대규모 갈등을 원하지도, 의도하지도 않고 있다. (서구권은) 러시아와 장난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가장 강력한 핵무기 보유국 가운데 하나이며 앞으로도 핵능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서구권의 방위 우산에 편입하기 위해 나토 가입을 재추진하기로 하고 오는 9월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압력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그 여지를 남겨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영국과 덴마크·네덜란드 등 나토 회원국 7곳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사단급 규모로 최소 병력 1만명가량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하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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