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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에 거덜난 유망 벤처

인수 후 재경팀장 등과 짜고 회삿돈 2년새 671억 빼돌려

결국 상장폐지·도산 기로에


터치스크린패널(TSP) 생산능력 국내 1위 업체로 삼성전자에까지 납품했던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 2013년 상반기 국책은행으로부터 히든챔피언에 선정되는 등 우량 코스닥 기업이었다. 그러나 2월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고 3월에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현재 약 820억원의 금융권 채무를 연체한 상태로 전락해 상장폐지와 도산의 기로에 선 상태다.

디지텍시스템스의 악몽은 기업사냥꾼인 최모씨가 2012년 2월 회사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최씨는 회사를 인수한 후 다른 회사 인수와 개인자금 변제 명목 등으로 돈을 빼돌렸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디지텍시스템스를 사들인 뒤 이 회사 재경팀장이었던 남모(39·구속기소)씨를 통해 유모(43·구속)씨 등과 함께 이 회사와 계열사의 자금 17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또 ㈜엔피텍을 인수하려고 110억원을 빼돌리는 등 남씨 등과 함께 디지텍시스템스 등으로부터 28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 최씨는 개인적으로 엔피텍 자금 85억원을 횡령하는 등 검찰이 확인한 최씨의 총 횡령액수는 약 536억원에 이른다.

검찰이 앞서 구속 기소한 남씨와 유씨, 정모(47)씨 등 3명이 유씨의 회사 인수자금을 마련하려 디지텍시스템스 자금 135억원을 빼돌린 것까지 더하면 이들의 총 범행규모는 671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온갖 수법을 동원해 회사 자금을 눈먼 돈처럼 여기고 오랫동안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는 남씨와 정씨에게 지시해 협력업체로부터 인력을 공급 받은 것처럼 거래를 위장하는가 하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디지텍시스템스가 대여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거래를 꾸며내기도 했다. 우량 기업 2곳을 거덜낸 최씨의 범행은 결국 검찰에 적발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디지텍시스템스가 횡령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접수한 고발 건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들이 삼성전자의 매출채권을 위조해 미화 1,720만달러(한화 180억원 상당)를 사기 대출 받았다며 한국씨티은행이 고발한 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 2곳에 납품하면서 한국씨티은행에 가짜 매출채권을 양도하고 거액을 대출 받은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으로 건실한 부품 제조업체 2곳이 상장폐지와 도산의 위기에 빠졌다"며 "증선위 고발 사건 등 추가 수사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최씨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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