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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式 금융 구조조정 속도낸다

삼화저축銀 영업정지… "1개월내 매각 끝낼 것"

정부가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슬 퍼런 칼을 빼들었다. 14일 삼화저축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를 당하자 예금주들이 삼성동 본점으로 몰려와 창구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김동호기자


설립 40년에 자산규모 1조4,000억원, 예금자만 4만명이 넘는 서울의 삼화저축은행이 전격적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다. 지난 2009년 12월 전북의 전일저축은행 이후 2년여 만이다. 금융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잠재 화약고'로 비유되던 저축은행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구조조정이 현실로 드러난 것은 삼화가 처음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삼화의 영업정지 조치는 보다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돌아온 김석동(금융위원장)의 구조조정 속도전'이 실질적으로 개시됐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외환위기 직후 금감위 감독정책국장을 지내면서 부실 금융회사들의 처리를 집도했다. 구조조정은 '신속하고 단숨에' 해야 하고 그것이 혈세 투입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임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 때문에 그는 취임 직후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속도전'을 강조했다. 그리고 취임 후 처음 마주한 부실 금융회사의 정리에 속도전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금융위는 이번에 이전 부실 금융회사 처리와는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 지금까지는 예금보험공사가 가교저축은행을 만들어 부실 회사의 자산ㆍ부채를 넘겨 받은 뒤 인수자에게 주식을 파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절차가 워낙 복잡해 1년 이상이 걸렸다. 그런데 삼화는 한달 안에 정리절차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자체 정상화의 기회를 주되 입찰공고와 예비입찰 등의 매각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한달 안에 인수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인수자와의 얘기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데 우리ㆍ신한ㆍ하나 등 금융지주회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영업정지도 전격적이지만 파는 작업 또한 전례 없는 속도전이다. 이런 잣대는 앞으로 다른 부실 금융회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리 리스트에 올라 있는 다른 부실 저축은행들은 긴장하지만 이것이 시장의 동요를 막는 최선이라고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망할 곳은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당국 안팎에서는 김석동식의 속도전이 다른 정책에도 구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이런 기준에서 진행될 듯하다. 인수자를 찾지 못해 허우적대는 모습은 더 이상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라는 명분에 갇히지 않고 신속한 민영화를 통해 주인을 빨리 찾는 것이 국민 이익이 오히려 부합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금융감독원과의 역할도 재정립, 금융위가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면 금감원이 뜸을 들이지 않고 행동에 나서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주면서 이끌면 시장은 이를 관치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화저축은행 처리는 이래저래 김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말한 '존재감 있는 금융위'의 새 모습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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