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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샷 요령을 아는데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거리 조절 때문일 겁니다. 모래를 얼마나 떠내야 하나? 볼 위치는? 백스윙 크기는? 벙커에 들어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가뜩이나 긴장되는 상황에서 좋은 샷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가장 단순하면서 효과적인 벙커 샷의 거리 컨트롤 방법은 폴로스루 길이 조절입니다. 20m를 넘지 않는 긴 거리가 아니라면 셋업과 백스윙까지는 똑같이 합니다. 스탠스와 클럽페이스를 약간 열고 볼을 양 발 가운데보다 앞쪽에 둬서 볼을 때리기 전에 모래를 칠 수 있는 조건을 만듭니다. 백스윙은 거리에 관계 없이 충분한 크기와 가파른 각도로 해줍니다. 이제 임팩트 직후 단계인 폴로스루 크기만 조절하면 됩니다. 20m 정도 되는 거리라면 모래를 통과할 때 가속을 시켜 피니시를 최대한합니다. 중간 거리라면 그립이 오른쪽 어깨 높이에 올 정도에서 피니시를 끝냅니다. 또 벙커의 턱만 넘겨 홀까지 굴러가는 짧은 샷은 폴로스루와 피니시를 생략한다는 생각으로 하면 됩니다. 스윙을 중간에 끊는 게 아니라 20m 샷을 할 때와 똑같이 빠르게 모래 속으로 내리치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린 주변에서 20m가 넘는 벙커 샷을 해야 할 때는 준비자세에서 약간 조정이 필요합니다. 샌드웨지의 페이스는 거의 열지 않고 볼은 짧은 거리 때보다는 조금 가운데 쪽에 둬서 볼을 때리기 직전 모래를 칠 수 있게 해줍니다. 모래에 푹 박힌 일명 '에그 프라이' 상황에서는 폭파 샷을 해야 합니다. 볼은 가운데 두고 페이스는 약간 열어준 상태에서 백스윙을 좀 더 가파르게 했다가 볼 뒤 5㎝ 지점을 자신 있게 내리칩니다. 피니시는 생략하고 까다로운 만큼 거리보다는 우선 탈출을 목표로 해야겠지요. 왼발이 높은 오르막의 경우 거리를 좀 더 길게 잡는 게 포인트입니다. 경사 때문에 클럽의 로프트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왼발이 낮은 내리막 위치에서는 페이스를 최대한 오픈시켜 로프트를 키워야 볼을 띄울 수 있습니다. 경사지에서는 정확한 지점을 때리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더더욱 하체의 움직임을 막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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