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플랫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이 HP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애플·IBM 동맹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건이 성사될 경우 구글·HP와 애플·IBM 등 거대동맹이 탄생하면서 기업 모바일시장에서 이들 양 진영 간의 주도권 다툼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더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이 HP와 손잡고 기업용 모바일 소프트웨어 사업 추진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부는 HP와 제휴를 맺고 음성 검색 서비스인 구글나우를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접목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구글은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이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업무에 필요한 재무 데이터와 제품 자산 현황을 음성으로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1년간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협상이 길어지는 데 개의치 않고 있으며 HP는 파트너사가 됐을 때를 대비해 '엔터프라이즈 시리'라는 코드명으로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리 아이디어는 HP가 올 초 애플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주제였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달 IBM과 제휴를 발표하면서 HP와 공조는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기업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수요를 늘리기 원하고 있고 이런 점에서 HP와의 제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제휴 건이 성사되면 구글·HP의 거대 동맹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30년간 숙적이었던 IBM과 동맹을 맺었다. 애플·IBM 동맹은 이를 토대로 기업용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애플·IBM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기업 고객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양사 엔지니어들은 IBM 빅데이터 분석과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업무용 앱도 공동 개발한다. 애플과 IBM은 유통·헬스케어·금융·통신·여행·운송 분야 등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업무용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구글·HP의 연합이 성사될 경우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IBM 동맹 등 두 거대 동맹 간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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