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리 앙투아네트'라 불리는 남자
라호이는 제2 마리 앙투아네트자국 위기에도 호화 생활 눈총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제2의 마리 앙투아네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라호이 총리가 본국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격랑에 빠졌음에도 시가를 태우고 고가의 음식이 채워진 전용기를 탄 사진이 공개되자 27일 다수의 스페인 언론들은 1면을 사진과 함께 이렇게 장식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로 혈세로 초호화 생활을 했던 비도덕적인 위정자의 전형이다.
이번에 라호이 총리는 뉴욕에서 유엔총회를 마친 뒤 고가의 시가를 물고 뉴욕6번가를 거닐거나 스페인 전통 돼지고기로 ㎏당 180유로에 이르는 '하몽 이베리코 데 베요타'와 고급 술로 가득 찬 전용 비행기의 내부사진이 폭로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라호이 총리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초호화 생활을 하는 바로 그 시각에 스페인 국민들은 더 이상의 긴축은 안 된다며 마드리드에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꼬집었다.
라호이 총리의 호화생활이 폭로되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스페인이 부실 은행권을 구제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측에 1,000억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불과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라호이 총리는 유로2012를 보기 위해 폴란드로 출국했다. 자국 축구팀이 골을 넣자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값비싼 음식과 술이 가득한 전용기의 모습도 때맞춰 공개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라호이 총리가 6월에 이어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정치적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1월 총선 당시 높은 지지율로 승리했지만 7월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반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파문으로 지지율이 수직 하강하면 스페인의 긴축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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