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자이니치(재일) 100년… 경계인의 애환

연극 '푸른배 이야기' 등… 교포 2·3세 작품 무대에<br>영화 '가족의 나라' 도 개봉

연극 '푸른배 이야기' /사진제공=국립극단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 /사진제공=신주쿠양산박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은 한국. 어디도 속하지 않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 애쓰며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는 '자이니치(在日)'라 부른다. 한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악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재일 교포 2~3세 감독 및 연출이 만든 작품이 스크린과 연극 무대에 잇따라 오른다. 일본내 마이너리티(소수집단)로, 고국에서조차 차가운 시선을 묵묵하게 감당하며 '경계인'의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에서 '방관자'에 머물렀던 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재일 교포뿐 아니라 장애인, 동성애자 등 소수자의 삶을 작품 속에 녹여왔던 재일 교포 3세 연극인 정의신(56)이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 연극 '푸른배 이야기'를 올렸다. 인천의 한 어촌마을 사람들이 신도시 개발 바람에 휩쓸려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담았다. 정 연출은 디즈니랜드가 생기며 옛 모습을 잃은 일본 어촌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에 착안해 송도 신도시가 들어선 남촌도림동의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극 중 화자인 '나'(통통배선생님)가 30년 전 남촌도림동에서 머물며 그곳 사람들과 함께 지낸 경험을 풀어놓으면 무대 가운데 너른 평상에서 과거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재연된다. 지난해 1월 일본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이번에 처음 국내 관객을 만난다. 24일까지. 전석 2만원. (02)544-1555.

재일 교포 100년 역사와 치열했던 삶을 그린 연극도 한국 관객과 만난다. 재일 교포 3세 연극인 김수진(59)이 이끄는 극단 '신주쿠양산박'이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을 16일까지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Ⅲ 무대에 올린다. 오사카로 이주해 살아온 재일 교포들이 음식점에 모여 나누는 대화와 음악을 통해 재일 한인의 100년 역사와 치열했던 삶을 진솔하게 그린다. 2011년 두산아트센터의 '경계인 시리즈'로 선보인 작품으로, 이번 무대는 일본배우 및 재일 교포 배우들이 일본어 공연으로 진행한다. 1만∼3만원. (02)708-5001



연극 무대뿐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자이니치'로 경계인의 삶을 살았던 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난 7일 개봉한 재일 교포 2세 양영희(49) 감독의 영화 '가족의 나라'다. 양 감독은 1964년 오사카에서 조총련 간부인 아버지와 양복 재단을 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막내로 태어나 조총련계 학교에 다녔다. '조국으로 돌아가자'는 '북송사업'에 따라 1971년 겨울에 둘째(1954년생)와 셋째 오빠(1956년생)가, 1972년 봄에는 큰 오빠(1952년생)가 북한에 들어갔다. 생이별을 감내 해야 했던 양 감독의 이 같은 자전적 이야기를 뼈대로 만들어진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가 어느새 잊고 지냈던 역사를 다시금 곱씹게 만든다.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재일 교포 감독이나 연출이 만든 작품에는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않았던 사회 소외 계층의 타자성을 작품에 녹여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들 자신이 사회적 산물이자 역사의 희생자인 만큼 이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서 관객은 진정성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