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서울 노원병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야 한다는 당의와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에 경고를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 사이에서 오랜 시간 고민을 거듭해왔다"며 "그 결과 나라와 국민을 위해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6시간여에 걸쳐 당사에서 비공개 마라톤회의를 열었지만 노원 공천 여부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 때의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교수가 후보직을 양보했던 만큼 이번에는 자신들이 공천을 하지 않는 게 명분을 챙기는 길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을 하더라도 민주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무공천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이날 결정에 안 전 교수와의 사전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철 공천심사위원장은 "안 전 교수 측과 당 차원의 공식적 대화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안 전 교수도 민주당의 자기 희생적 결단에 대해 이해와 성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없는 다자 구도에서도 근소한 우위를 보였던 안 전 교수로서는 민주당의 이번 결정으로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안 전 교수는 민주당 무공천 결심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새 정치의 길에서 여러 사람들이 뜻을 모으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저는 새 정치를 위해,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측은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런 뜻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당과 김 후보는 더욱 노력하겠다"며 "안철수의 새 정치와 아름다운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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