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잇따라 동률로 집계되며 초박빙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판세를 좌우할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는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표심이 요동치는 것으로 나타나 두 후보 진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후보들은 대선까지 남은 기간을 소수의 경합주를 공략하는 데 집중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24~28일)에서는 투표할 의향이 있는 유권자 사이에서 오바마와 롬니에 대한 지지율이 각각 47%로 같았다. 지난 9월12~16일 같은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51%로 롬니를 무려 8%포인트 앞섰으나 3일 1차 TV토론에서 완패한 후 실시된 조사(4~7일)에서는 롬니가 49%로 4%포인트 앞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2차와 3차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롬니의 상승세를 막는 데는 성공했으나 1차 토론 때의 참패로 잃은 지지율을 만회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일일 추적조사(25~28일)에서도 오바마와 롬니가 49%로 같았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 조사(17~20일)에서도 두 후보 모두 47%로 나타났다.
주요 여론조사를 취합해 매일 전국 및 주 단위 지지율 평균치를 발표하는 중립적 정치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현재 전국 지지율은 오바마 46.8%, 롬니 47.6%로 롬니가 0.8%포인트 앞서고 있다.
경합주에서는 오바마가 강세를 보이지만 대부분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에 있어 일주일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불확실하다.
RCP가 분류한 11개 경합주 가운데 오바마는 ▦오하이오 ▦뉴햄프셔 ▦위스콘신 ▦아이오와 ▦네바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리드하고 있다. 롬니가 앞선 지역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이며 버지니아와 콜로라도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을 나타냈다.
한편 '샌디'가 미국 동부 지역 주들을 집중 강타하면서 이 지역 내 경합주인 버지니아와 펜실베이니아의 민심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샌디'에 대한 오바마의 대응 및 피해수습 평가가 이 지역의 표심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에서는 롬니의 우세가 이어졌으나 최근 오바마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반면 오바마 우세지역으로 꼽히던 펜실베이니아는 롬니와의 격차가 줄면서 경합주로 분류하는 언론이 늘었다.
이처럼 대선의 판세가 막판으로 갈수록 초박빙 양상을 보이며 다양한 '돌발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국 득표에서 뒤지고 선거인단 확보에서만 앞서 당선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두 후보가 각각 선거인단 269명씩을 획득해 미 헌법에 따라 대통령은 하원에서, 부통령은 상원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롬니를 대통령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원에서는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이 선거 이후에도 과반 의석을 지킨다면 오바마의 러닝메이트인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뽑히게 된다.
이밖에 공화당은 11월2일 발표되는 실업률이 부정적으로 나타날 경우 롬니 후보가 낙승을 거둘 것이라는 희망적인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으며 민주당도 오바마 대통령의 낙승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