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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기술적 디폴트 우려

미 법원, 채무조정 거부 헤지펀드에 원리금 상환 판결… 그리스 등 불똥튈 듯


지난 2002년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던 아르헨티나가 10년여 만에 또다시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 진행된 아르헨티나의 부채교환 작업을 거부해온 헤지펀드들이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총 13억3,000만달러의 원리금을 받아낼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한푼도 줄 수 없다"고 맞서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에 "다음달 15일까지 소송을 제기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오렐리우스캐피털매니지먼트 등 헤지펀드들에 원리금 전액을 상환하라"고 판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헤지펀드들에 원리금 지급을 거부할 경우 다른 채권자에 대한 원리금 지급을 법적으로 금지하겠다"며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과의 조정작업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아르헨티나는 2005년과 2010년 채무 구조조정을 위해 24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며 "이번 재판으로 채권상환이 불가능해진다면 대출 원리금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대출약정상 다른 조건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가 다음달 15일까지 이를 상환하지 않을 경우 채권 만기상환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기술적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34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벌처펀드(부실기업·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는 펀드)에 단 1달러도 줄 수 없다"면서 불복 의사를 밝혔다.



에르난 로렌시노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도 기자회견을 열고 미 법원의 판결을 사법적 식민주의라고 비난하며 미 연방순회항소법원 및 대법원 항소를 포함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헤지펀드들이 미국 법원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비슷한 방식으로 채무 재조정에 들어간 그리스 등 재정위기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은행(WB) 출신인 위트니 드부보아 변호사는 "국채교환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채권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너도나도 불복신청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리스에서 진행됐던 방식의 부채교환 협상은 훨씬 힘들어져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이 위기국을 구제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디폴트 위험이 다시 불거지면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도 한바탕 출렁거렸다. 이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연동된 달러 표시 아르헨티나 채권은 12.5% 하락한 71.45페소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채권 부도위험을 상품화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400bp(1bp=0.01%)를 넘어 2009년 5월 이후 최고치에 접근했다. 10월 초만 해도 이 지수는 1,000bp에 그쳤다. 또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아르헨티나페소는 1달러당 4.8225페소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주가인 메르발지수도 전날보다 3.33% 급락한 2,242.4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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