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불법사찰 논란을 지난 1970년대 초 미국에서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과 비교하며 이 대통령 하야의 필요성을 암시했다. 이 위원은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처음에 불법적인 것을 지시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그런 사항이 나온 것을 알고 은폐를 보장한다고 협의했다가 물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에 대해 '(불법사찰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 하야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는 지적에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위원은 이어 "돌이켜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사유는 만일 그런 경우라고 할 것 같으면 오히려 경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발언이 공개된 지 불과 두 시간여 후,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이 위원의 (하야)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급히 해명했다. 불법사찰이 터지면서 새누리당이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현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서고 있지만 하야까지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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