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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민들 "믿을 수 없다" 침통… 거리는 지금 눈물 바다
입력2011-12-19 17:14:10
수정
2011.12.19 17:14:10
[김정일 사망] 北 주민 반응<br>시민들 초상화 앞으로 몰려<br>"후계자 젊어 불안" 우려도<br>주중 北대사관 조기 게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북한 주민들은 깊은 슬픔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중국 신화통신 등 외신은 19일 평양발 기사에서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북한 현지의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서방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지국을 개설한 AP통신도 이날 시내 교통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으나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시내 고려호텔에 체류하고 있는 한 외국인의 말을 인용해 호텔 직원들이 눈물 바다에 빠졌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베이징발 기사에서 "북한과 평양의 외교소식통이 '평양 시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 중 일부는 큰 충격으로 사망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하자 한 여성이 손수건을 꺼내 들며 울음을 터뜨린 끝에 실신했으며 결국 동료들이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 중 한 남성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이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또 "오늘 아침 대사관에 갔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면서 "북한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시 차오양구 외교 단지에 위치한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도 침통한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북한 대사관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해 조기를 게양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오전11시40분께 북한 대사관은 옥상에 걸려 있던 인공기를 한 폭 내려 달았다.
외신은 침통한 표정의 대사관 관계자 3명이 본관 건물 옥상에 올라와 천천히 인공기를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또 평소 많은 북한 주민이 드나들던 북한 대사관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인기척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북한 손님이 자주 찾았던 대사관 앞 북한 상가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대신 대사관 정문 앞에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듣고 몰려온 해외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중국 경찰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건물에도 신선호 대사를 비롯한 직원 및 가족들이 속속 집결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시각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일요일 오후10시께로 평소 같으면 대표부에는 직원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시각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10시57분 신 대사가 한 직원과 함께 굳은 표정으로 대표부 건물로 들어간 것을 비롯해 직원들 대부분이 나왔다. 신 대사는 이날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9일 오전0시9분에도 대표부 직원과 가족들로 보이는 남녀 10명이 들어갔다. 여성들은 모두 흐느끼고 있었고 남성들은 모두 침통한 표정이었으며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맨해튼 유엔본부 건물 맞은 편에 있는 북한 대표부 건물 앞은 경비원이 출입자의 신분증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으며 한국과 일본 기자 몇 명이 모여 상황을 지켜봤다.
일본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도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동요하는 모습이 역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치요다구 소재 조총련 중앙본부는 수많은 일본의 취재진이 몰려드는 와중에도 굳게 문이 닫혀진 상태다. 본부 소속의 한 관계자는 "방송을 보고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아직 성명발표 등 앞으로의 대응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북한 사회와 북일 관계, 조총련 사회의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총련 소속의 한 여성은 "속보를 들었을 때는 헛소문인 줄만 알았다"며 "후계자가 아직 젊어 조국의 앞날이 불안하다"고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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