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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뜨는 부동산 약인가 독인가] 20년간 상관관계 보니

경기-집값 대체로 비슷한 흐름… 정책만으론 부동산 부양 한계<br>외환위기 때 성장률↓집값↓… 월드컵 2002년엔 모두 상승<br>성장 반토막 속 집값 오른<br>2001년이 지금과 닮았지만 당시엔 경기회복 기대 커


경기와 집값 변동은 지난 20여년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거시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집값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경제 전반이 살아나면 집값 역시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가 경제상황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다. 외환위기 이듬해인 지난 1998년 국내 실질경제성장률은 -5.7%를 기록했고 그해 집값 역시 13.56% 폭락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가치가 급락했고 기업과 가계 부도가 급증하자 시장에 부동산 매물이 넘치면서 집값 역시 곤두박질쳤다.

2002년은 월드컵과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였다. 국내 소비가 늘고 외환위기 이후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그해 경제성장률은 7.4%를 기록했으며 집값은 전년 대비 무려 22.78% 뛰어올랐다.

물론 집값이 경제상황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 때도 있었다. 예컨대 2001년은 현재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았다. 그해 경제성장률은 4.5%로 전년(8.8%)의 반토막 수준이었고 각종 연구소도 앞다퉈 침체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14.55%라는 기록적인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였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시중의 여유자금은 강남 재건축에 몰렸다. 수익형 부동산과 소형 아파트가 머니게임의 장이 된 점도 지금의 상황과 비슷하다. 서울 소형 아파트는 한 해 20% 이상 가격이 상승했고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연초 대비 30% 뛰었다.

하지만 2001년과 올해가 다른 것은 2001년의 경우 연말이 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이다.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얼어붙은 국제경제상황은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미국의 지표 호전과 금리 인하 가능성, 일본 경제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국내 경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었다. 불안감이 확산되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셈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2004년은 경제상황이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집값은 오히려 0.58% 하락했다. 이때는 경제상황이 집값을 끌어올리기에는 정부의 부동산규제대책이 너무 강력했다. 참여정부는 주택거래신고제·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등을 골자로 하는 10·29 부동산대책을 발표했고 시장은 연초에 반짝 상승한 후 침체로 돌아섰다. 강남구의 투자수익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분양권 전매제한이 적용되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급증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얘기지만 경제상황과 달리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은 '버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위험한 것은 단기 상승 못지않게 거품이 빠질 경우 더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버블을 얘기하기는 아직 섣부른 감이 있다"면서도 "거시경제를 무시하고 부동산 시장만 호황을 누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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