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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준법지원인, 특정 직종 밥그릇 되지 않아야

말도 많던 준법지원인 제도가 오는 15일부터 시행된다. 일정규모 이상 회사에 준법지원인을 둬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상시 감시하도록 하는 이 제도는 도입검토 당시부터 옥상옥 논란이 있었다. 기존에 감사ㆍ사외이사ㆍ고문변호사ㆍ컨설턴트 등 안팎의 감시 검증기능이 있는데 왜 또 유사한 자리를 중복으로 만드냐는 반대론은 많은 공감을 샀다.

관련법령은 결국 파행적으로 성사됐다. 지난해 3월22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우리나라 역시 큰 충격에 빠진 당일 법안이 국회에서 슬그머니 통과됐으니 그야말로 날치기다. 국회와 관계 당국자들은 법안통과 사실마저 철저히 함구해 그로부터 20여일 지난 후에야 국민에게 알려졌다. '변호사 밥그릇 챙기기용' '법조계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ㆍ변호사업계가 다시 논란을 벌인 끝에 일단 자산 1조원 규모 이상 기업부터 실시하기로 결정된 것이 이번 시행의 과정이다.

준법지원인 제도는 이제 엎질러진 물이 됐지만 앞으로 시행과정에서 낭비요소를 최소화하며 운용의 묘를 찾아야 한다. 제도 도입을 겉으로는 의무화하지 않으면서 물밑에서 행정지도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준법지원인을 보유한 기업에 형사상 문제가 발생한 경우 형사처벌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관련조항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자의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구체적인 기준과 예시를 둘 필요가 있다.



준법지원인이 변호사나 공직 출신 등 특정 직군이 독점하는 자리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 시행령에 적시한 대로 경력 5년 이상의 법학교수, 법학석사로 상장사 관련부서 경력 5년 이상, 상장사 관련 경력 10년 이상 등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발탁해야 취지가 살아난다. 변호사 고용시 특별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하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 경영일선 경험과 법지식을 겸비한 인력을 배양하는 것이 좋다.

시행과정에서 이 제도가 효과가 없고 기업 비용만 늘리는 것으로 판명되면 즉각 폐지 내지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우선 감사ㆍ사외이사 등의 업무중복부터 정리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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