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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윤나래(32)씨는 최근 큰 결심을 했다. 직장생활 7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았던 커피와의 이별을 선언한 것이다. 한 직장 동료의 조언이 배경이 됐다. 동료는 나래씨에게 "커피를 끊고 하루에 4,000원씩 아꼈더니 한달에 12만원의 돈이 모이더라"고 말했다. 시간을 확장했더니 1년 커피 한잔이 1년에 144만원으로 늘었다. 카페인으로부터의 해방은 덤이었다.
나래씨는 '커피 한잔의 지혜'를 주변에 전파하기로 했다. 며칠 후 나래씨는 가족 모임에서 형부를 만났다. 나래씨 얘기를 접한 형부 동건씨는 솔깃했다. 하지만 그는 커피를 원래 마시지 않았다. 동건씨는 대신 담배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아도 금연의 명분을 찾고 있던 터였다. 그는 하루 2,500원씩 한 달에 7만5,000원을 아꼈다. 그에겐 니코틴으로부터의 해방이 덤으로 주어졌다.
경기위축 신호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그만큼 살림살이도 팍팍해졌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생활의 지혜다. '카페라테 효과'라는 게 있다. 매일 카페라테 값(약 4,000원)을 아끼면 한 달에 12만원이 절약된다는 이론이다. 나래씨가 노린 게 카페라테 효과라면 동건씨는 타바코 효과인 셈이다.
4,000원의 커피값을 절약해서 한 달에 12만원을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다고 치자. 30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적립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연 6%로만 잡으면 1억3,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가상승률을 3%로 가정하고 투자수익률이 더해지면 1억9,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주 금융트렌드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추구할 수 있는 '소액재테크'에 대해 알아봤다.
◇소액 아끼는 지름길, 카드 골라 쓰기=소액 재테크의 시작은 일상 생활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습관만 잘 길들이면 알게 모르게 사라지던 푼돈을 아낄 수 있고 그것은 예상 밖의 재테크 기쁨으로 돌아온다.
지갑을 열어보자. 2~3개의 신용카드가 보일 것이다. 자신의 카드는 어떤 상품에 특화돼 있는 지를 반드시 확인하자. 카드란 상품은 '주종목' 하나쯤은 갖고 있다. 주유, 커피, 통신, 영화, 대형마트, 학원, 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출시된 상품들을 예로 들면 외환은행이 출시한 '2X카드 알파'는 커피전문점에서 최고 50%를 할인해준다. 나래씨처럼 커피를 끊기 힘든 소비자라면 이 카드를 쓸 때마다 1잔당 2,000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 하나SK카드가 출시한 '클럽SK카드'는 통신부문에 특화됐다. 결제계좌를 바꾸는 수고만 들이면 1년에 10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회원들마다 소비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은 본인의 소비성향을 파악해야 한다"며 "그런 뒤 2~3개 카드를 선정해 '체리 피커'(카드 혜택만 챙기는 고객)가 된다면 카드사에게 가장 두려운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액은 적립식으로 투자하라= 그렇다면 투자상품 중에서 소액투자에 가장 적합한 상품은 무엇일까. 자산관리 전문가인 강창희 미래에셋그룹 부회장과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이 추천하는 상품은 바로 '적립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소액ㆍ장기투자 원칙을 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고령화 시대에 가장 알맞은 투자방법은 월단위로 소액씩 일찍부터 투자하는 것이란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최근에 큰 관심을 받는 상품은 ETF(상장지수펀드)적립식랩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ETF적립식랩'을 예로 들어보자. 이 상품은 랩 형태이지만 적립식으로 출시해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최소 가입금액은 월 20만원으로 소액투자에 적합하다. KB자산운용의 'KStar국고채ETF'와 우리자산운용의 '우리KOSEF동안채ETF'는 소액으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거래편의성 및 저렴한 수수료,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ETF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어 자금여력이 적은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고수익 원한다면 부동산 투자도 고려= 리츠나 부동산펀드 같은 특화상품을 활용하면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도 할 수 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을 말한다. 소액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주로 부동산개발사업이나 임대ㆍ주택저당채권 등에 투자한다.
다만 은행의 예금ㆍ적금과 달리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지 않고 투자 대행사에 관련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ㆍ하이 리턴' 상품인 탓이다. 따라서 단기매매나 차익실현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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