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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을 앞둔 서울 강북 지역 재개발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대부분 3.3㎡당 2,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강북 재개발 시장에서 일반 분양되는 물량이 대부분 전용 85㎡ 초과 중대형 물량임을 감안하면 총 분양가가 10억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강북 시장에 쏟아지는 셈이다. 전세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중대형을 중심으로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비싸게 책정된 재개발 아파트 일반 분양가가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을 앞둔 성동구ㆍ마포구ㆍ동대문구 일대 서울 주요 재개발 지역 아파트 일반 분양가가 2,000만~2,500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첫 분양을 앞둔 북아현 뉴타운 1-3구역의 경우 오는 10월 일반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며 일반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대 초반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반 분양 물량이 나오는 전용 125㎡ 주택형의 경우 총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달 분양을 앞둔 옥수 12구역도 1,821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 90가구가 모두 전용 127~136㎡ 규모의 중대형 물량이다. 현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반 분양가가 2,200만~2,3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들만 일반 분양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대규모 아파트가 분양될 왕십리 뉴타운의 일반 분양가 역시 3.3㎡당 2,100만~2,200만원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재개발 지역의 일반 분양가가 이처럼 높게 책정된 이유는 최근 2~3년간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후 매매시장 분위기가 다소나마 개선된 것도 조합원들과 건설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고분양가가 부동산 경기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새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높은 상황에서 미분양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재개발이 밀집된 성동구 일대 기존 주택 매매시장의 경우 평균 시세가 3.3㎡당 1,500만~1,600만원 수준이다. 마포구 역시 3.3㎡당 1,600만~1,7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기존 주택 시세가 새 아파트보다 약 20~30%가량 낮은 셈이다. 예년 같으면 새 아파트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경우 주변 아파트 시세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생겼지만 최근의 주택 매수세는 중소형을 중심으로만 일부 살아난 상태이며 중대형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전세 시장과 달리 주택 매매시장은 여전히 침체기라고 볼 수 있다"며 "호황기 때는 신규 아파트 분양가에 맞춰 기존 아파트 가격이 뛰어오르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는 오히려 새 아파트의 미분양을 걱정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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