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선박보험료도 꿈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반정부시위가 1일 8일째로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28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가 하면 해상운임과 선박보험료까지 꿈틀대고 있다. 이집트 정국이 혼미해지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수에즈운하의 폐쇄 또는 운영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집트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표정이 더욱 굳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7면 APㆍ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야당과 반정부시위대는 이날 ‘백만인 행진’과 총파업에 나서는 등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를 더욱 높였다. 특히 그동안 시위대와 정부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온 군부는 전날 “무력진압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시위대 쪽으로 한발 다가섰다. 무바라크 정부는 야권세력과 개헌 등 정치협상의 의지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통신ㆍ언론 제한 등 국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사회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치안부재 속에 글로벌 경제의 핵심 관문인 수에즈운하 주변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원유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유럽원유시장의 바로미터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이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100.95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3월물도 배럴당 92.19달러까지 오르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류업계도 수에즈운하의 상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에즈운하 인근 이스말리아의 박물관이 약탈자들의 공격을 받아 유물 3,000여점을 털릴 정도로 치안이 불안해졌으며 수에즈항만은 파업과 시위로 항만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특히 수에즈운하를 통과해야 하는 선박들은 평소와 달리 이집트 해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정박을 포기한 채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보험사들이 아직 해운업체들에 대한 보험료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정책적 리스크를 계산해 차후 보험비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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