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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대상] 부띠크 모나코

건물상식 파괴한 빈 공간 눈길잡아

▲부띠크 모나코는 외벽에 빈 공간을 설치해 채광과 전망을 높여주면서 랜드마크적인 디자인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 평면만도 47개에 달하는 평면을 적용해 획일화된 오피스텔 내부를 다양화한 점은 상업적으로 지어진 건물에 재미를 부여한다.


▲박기수 소장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잡은 부띠크 모나코. 건물 밖에서 바라보면 마치 누군가 사과를 한 입 베어먹은 것처럼 듬성 듬성 빈 공간이 눈에 띄인다. 일반적으로 건물은 직사각형 모양이며 건물 외벽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로 치장하지만 이 건물은 일반인들의 건물에 대한 상식을 철저하게 부정한다. 이처럼 건물 외벽을 파낸듯디자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의 해답은 바로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용적률)을 맞추기 위해서다. 설계자는 당초 최고 27층 높이의 이 건물에 평면을 단순히 수직적으로 반복해서 쌓아 올릴 경우 건물의 연면적이 법정 허용치를 10% 초과할수있는 문제에 직면했다. 한동안을 고민하다 결국 찾아낸 방안이 건물 중간 중간에빈공간을 두어 높이는 최대치로 올리는 대신 건물의 연면적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최대 허용 용적률인 970%를 만족했다. 이 같은 기능적 필요에 의한 시도는 자칫 단순하게 보이는 건물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효과를 낳았다. 건물 곳곳에 15개의 '잃어버린 공간'이 오히려 건물의 채광과 전망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가 된 것이다. 이 건물을 바라볼때또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172실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지만 내부구조가 무려 49개 타입에 달한다는 점이다. 단순이 A형 구조, B형 구조식의 타입이 아니라 복층구조, 단층구조까지 가미해 49개의 서로 다른 평면을 가진 오피스텔로 태어났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기존의 몇 가지 타입을 중복 설계해 한 개의 동을 만드는 방식인데 반해 부티크 모나코는이같은 고전적이고 편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분양에서 당시 최고 오피스텔 분양가임에도 한달 만에 모두가 판매되는 등 날개 돋친 듯 서로 다른 주인을 찾았다. 설계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이 오피스텔은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싶은 일반인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동시에 일대의 랜드마크 건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며 "이 건물이 서초동 일대에서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설계자 박기수 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소장

"오피스텔 설계 색다른 가능성 찾아 의미" "건축주의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드릴 뿐 입니다." 박기수 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소장은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에 대한 소감에 건축주에 대한 감사의 말로 시작했다. 박 소장은 "분양 건물은 기본적으로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방향으로 설계가 끝까지 진행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계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다 보면 의견이 많이 첨가되면서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힘들지만 '부띠크 모나코' 설계 과정에서는 건축주의 배려로 혼란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건축사인 조민석 소장과 설계를 함께 진행한 부띠크 모나코 준공 이후 천편 일률적인 아파트나 주상복합 위주의 건물 설계에 많은 변화가 뒤따르고있다"고 자평한 뒤 "한국 건축계가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설계에서 색 다른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이건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외부 디자인 특화와 다양한 내부 평면을 통해 오피스텔 분양이 한달 만에 모두 완료된 이후 하루에 3~4건의 공동주택 설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사실 너무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 준공된 만큼 당분간 오피스텔 등의 건물 설계에서 한 발 물러나 국내 건축계의 변화상을 읽고 난 이후에야 다시 오피스텔 등의 건물 설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은 만큼 당분간 흐름을 파악하면서 창의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한 '빈' 시간을 갖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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