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월가 리포트] "수익기반 뿌리째 흔들"…월가 내년초 '해고태풍' 예고

금융위기후 투자여건 변화 초단타 매매등 규제 강화<br>수익창출 여력 크게 떨어져<br>BoA등 대형 은행·헤지펀드 이미 보너스 삭감·감원 나서





월가의 대형은행과 펀드들의 수익기반이 규제강화와 시장환경변화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텐리 등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들의 지난 3ㆍ4분기 실적이 최근 2년 만에 가장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금융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시장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파생상품이나 자기자본 거래에 의지해온 수익모델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보너스 삭감은 물론 내년초 월가에 한바탕 해고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흔들리는 수익기반= 월가 금융기업들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었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그 동안 이들은 ▦장단기 금리차를 활용한 투자 ▦자기자본 거래 ▦기업금융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시장 여건이 바뀌고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것. 올 연초만 하더라도 금융기업들은 단기 자금시장에서 0.15%의 금리를 주고 자금을 조달해 10년물 국채에만 투자해도 4%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대수익률이 2.5%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유럽의 국가채무 위기가 불거지고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음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일어나 미국국채의 장기 금리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규제강화도 월가의 수익기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 지난 7월 오바마 대통령이 사인한 금융개혁법안은 금융기업들이 과도하게 리스크를 떠안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자본거래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점차 줄여나가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대형투자은행과 펀드의 수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초단타매매(high frequency trading)에 대해서도 제한을 가할 방침이다. 기업금융 부문도 수익창출여력이 크게 떨어졌다. HP의 16억 달러짜리 3PAR 인수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50억 달러 채권 발행의 수수료도 거의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기업공개도 줄어들면서 수수료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GM의 기업공개(IPO)를 주선한 골드만삭스의 수수류는 0.75%에 불고하다. 종전에는 이 정도 거래면 2~3% 수익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구조조정 태풍 몰려온다= 펀드매니저이자 작가인 앤디 캐슬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지금처럼 기반이 약해진 금융산업이 지탱하기에는 트레이더나 은행가나 세일즈맨이 너무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굴려야 하는 자금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5년간은 양쪽 모두 줄어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시 구조조정의 막이 오르고 있다. 인력감축과 보너스 삭감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30명의 트레이더들에 대한 해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JP모건 체이스 역시 최근 20명의 상품 트레이더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주인 포인트 뷰 파이낸셜 서비스의 데이비드 디츠 대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을 감축하고, 보상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역시 더 이상 많은 트레이더들을 원치 않는다. 헤지펀드 가운데 세 번째로 규모가 큰 D.E 쇼는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5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만 레글맨 부즈앤 컴퍼니 파이낸셜 서비스의 파트너는"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돈이 펀드로 들어오지를 않기 때문에 펀드들이 많은 트레이더들을 원치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해고태풍은 내년 1월 일어날 것이란 예상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유명 애널리스트인 메리더스 위트니는 지난 8월 앞으로 18개월 안에 4만~8만명이 미국 증권사나 투자은행에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과 증권산에 종사하는 전체인력의 5~10%에 해당하는 대규모다. 월가의 상징처럼 돼 있는 보상의 감축도 불가피하다. 골드만삭스는 관례적으로 전체 이익의 50%로 책정하던 임직원에 대한 보상비율을 올 상반기에는 43%로 책정한 바 있다. ◇기본으로 돌아간다? = 더 이상 엄청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환경이 바뀐 만큼, 금융기업들이나 종사자들의 접근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만 레글맨은 "공격적으로 투자하도록 훈련된 트레이더들이 너무 많다"며 "수요 공급의 방정식이 근본적으로 바뀐 데 맞춰, 그들의 생각이 바뀌고, 유연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기업 사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레이더 등에 대한 해고 태풍과는 달리 투자은행 업무와 같은 큰 자본이 투자되지 않는 부문에서는 인력 모셔가기 경쟁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씨티그룹은 에너지산업을 담당하는 금융팀을 스위스 뱅크에서 영입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앤디 캐슬러는 월가 금융기업들이 성장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해 자금을 조달해주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과거 투자은행의 사업모델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