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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15일] 골드만삭스의 발빠른 변신

요즘 월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연속 수십억달러의 분기 흑자을 내고있는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뉴욕증시도 골드만삭스의 2분기 순익이 2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껏 올랐다. 골드만삭스발 훈풍이 은행권을 넘어 미국 경기 회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시장의 희망처럼 골드만삭스가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까. 골드만삭스의 수익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회의감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글로벌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공포를 십분 활용, 과감히 주식 채권 등 증권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실물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출 연체율 하락, 기업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 수익 증가 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중기 대출 전문 은행인 CIT가 연체율 상승에 따른 부실 자산 증가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처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사실 투자은행인 골드만도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마비되면서 발 빠르게 은행 지주회사로 전환했었다.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을 수 있는 은행으로 탈바꿈해 금융부실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사상 초유의 돈 풀기로 신용경색이 잦아들고 주식ㆍ채권시장이 안정화하면서 골드만의 전략은 곧바로 수정됐다. 은행 지주회사로 전환했지만 은행 인수는 전혀 없었다. 은행으로 탈바꿈한 뒤 정부로부터 1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받고 당국의 부실자산인수프로그램(TARP)을 통해 보유 부실 증권 상품을 팔아치웠다. 지난 4월에만 골드만은 58억달러의 주식과 21억달러의 채권 등 구조화 증권 상품을 매각해 수익을 올렸다. 되레 금융시장 안정을 활용해 기존의 자기자본 투자 등 IB 사업에 몰두했다. 이와 관련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골드만은 금융시장 불황과 공포를 이용해 지금은 떼 돈을 벌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이 같은 순익 잔치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골드만은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지난해 같은 시간에 임직원들이 자사 주식 7억달러를 팔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골드만은 또 올해 180억달러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 임직원에게 평균 6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할 것이라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 사회가 은행권의 방만한 경영과 과도한 투자에 규제를 가하고 있는 이 때에 골드만의 나홀로 잔치가 또 다른 금융 버블의 씨앗이 되고 있는게 아닌지 씁쓰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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