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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선정 배경

타협에 이르는 경제원리 규명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로버트 아우만과 토마스 셸링은 이른바 ‘무한반복 이론(Repeated Games)을 통해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들이 왜 협력을 할 수밖에 없는지를 밝혀냈다. 두 사람의 이론은 1960대에 등장, 이후 기업과 국가들이 벌이는 가격 전쟁, 통상 분규 등 갖가지 충돌 속에서도 결국 조화를 찾아내는 과정을 알아내는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게임이론에 정통한 국내의 한 교수는 “셸링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면 아우만은 이를 이론적으로 정형화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업적은 ‘무한반복 이론 ’과 ‘협조적 게임이론’, ‘불확실성의 이론에 대한 개념 정립’등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무한반복이론’은 경제학에서 흔히 얘기하는 ‘원샷 게임’에 대한 대칭적 의미라 할 수 있다. 즉 ‘죄수의 딜레마’처럼 경제 주체들이 배신을 두려워 해 결국 협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 활동 과정에서 상대방과 계속해서 게임을 할 것이란 점을 상정하면 상대방이 배신할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협력을 하게 된다는 점을 아우먼 교수가 처음 증명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담합 행위도 이런 이론 속에서 입증이 가능하다. 즉 기업들이 원샷 플레이만을 생각한다면 협조할 가능성이 적고 가격 경쟁을 통해 제살 깎아먹기를 하게 되고 무한 가격경쟁으로 이윤이 없어지겠지만, 두 기업이 오랜 동안 그 산업에서 일해야 한다면, 그래서 언제까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지 모르는 상대라면 암묵적인 담합을 통해 생존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협조적 게임이론’은 바로 이 같은 무한반복의 이론 속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학계의 한 교수는 “아우만 등의 게임 이론은 ‘존 내쉬의 균형이론’을 확장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지난 94년 게임이론으로 역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 전 프린스턴대 교수의 게임이론은 사람들이 협조하지 않고 상대방의 행동을 놓고 자신의 이익(보수)을 극대화하는 비협조적인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아우만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협조적인 상황을 이끌어내는지를 정형화한 이론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특히 이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선택에 이르게 되는가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국가간의 관계 설정으로도 이어진다. 셸링이 밝혀낸 미국과 소련의 핵충돌 위협전략이 대표적이다. 즉 두 국가가 핵을 갖고 있으면 공멸을 피하기 위해 협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벨상위원회는 수상 이유를 설명하면서 “게임이론 분석을 통한 보다 충돌과 조화에 대한 진전된 이해를 보여 줬다”며 경제학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쟁기업들이 왜 마침내는 가격을 담합하는 지, 왜 농부들은 목초지와 관계시스템을 공유하는지도 그들의 연구성과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연구성과는 경제학에만 그치지 않고 콘서트장에서 청중의 자리선택 현상에서부터 인종 및 성적 차별현상까지도 설명해낼 수 있다는 것. 이들의 이론은 셸링이 1960년 펴낸 불후의 명작인 ‘갈등의 전략(The Strategy of Conflict)’에 그대로 녹아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서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100권 가운데 한 권인 이 책에서 셸링은 국제 관계에서 이 같은 상황을 입증했다. 그의 갈등 이론은 군대의 전략이나 무기 억제 뿐 아니라 이후 에너지 및 환경 정책, 갈등 및 협상전략, 테러리즘, 조직범죄, 인종차별 등의 다양한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게임이론에 정통한 국내의 한 교수는 “미국이 실제로 보복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가능성만을 열어둔채 협조를 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론과 연결된다”며 “셸링은 수학적인 툴에서는 아니었지만 아우만에게 협조적 게임이론의 중요한 영감을 제공해 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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