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법원이 설치되면 국민의 권리는 대법원과 상고법원에서 더욱 더 강력하게 보호될 것입니다."
한승(51·사법연수원 17기)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은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국민에게 어떤 점이 좋아지는 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한 실장은 상고법원 추진 실무를 맡고 있다.
그는 상고법원 설치로 국민의 권리 구제 기능과 정책법원의 기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대법원에서는 국민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사건을 심도 있게 처리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상고법원에서는 판례와 달리 정의에 어긋나는 결론을 내린 하급심 판결이 없는지, 억울한 사람이 없는지,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한 사건이 없는지 등을 충실하게 살펴 분쟁을 해결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는 얘기였다.
한승 실장은 "대법원이 대법원다운 판결을 하려면 전원합의체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대법원이 현재 담당하고 있는 권리구제 기능을 상고법원으로 넘기게 되므로 지금보다 의미 있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고법원이 현재 대법원에서 맡고 있는 권리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한 실장은 대법관에 준하는 경륜 있는 법관 등을 배치하면 권리구제 기능을 현재보다 더 강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한 실장은 "고등법원 부장이나 법원장으로 항소심 재판의 경험이 많은 경륜 있는 법관이나 법률적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법조경력자가 상고법원 법관을 맡아 재판을 진행한다면 상고심 재판이 더 신속해지고, 판결 이유에 대해서도 더 충실히 기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상고심 제도 개편에 앞서 1ㆍ2심 재판부가 소송 당사자가 재판 결과에 만족할 수 있도록 충실한 재판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실장은 "하급심 강화는 제쳐두고 상고심 개선을 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하급심 강화와 상고제도 개선을 동시에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제도에 대해서도 "상고법원이 도입되면 심리불속행제도의 수정이나 보완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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