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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회화 1세대 거장인 화가 남관(1911~1990)의 미공개 종이작품을 대거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이 '본 아네(Bonne Annee·불어로 '근하신년'이라는 뜻)'라는 제목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인데코에서 24일까지 열린다. 남관은 고대의 상형문자를 현대로 불러내온 듯한 독특한 조형미의 '문자추상'이 대표작으로 꼽히며 유화인데도 파스텔 그림같은 담백한 맛, 먹이 번져난 듯한 수묵화 효과 등으로 독창적 화풍을 구축했다. 일찍이 1955년에 프랑스로 유학 간 작가는 1958년 '살롱 드 메'의 초대작가로 뽑혀 국제무대에 본격 진출한 최초의 한국화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1966년 프랑스 망통비엔날레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장 뒤뷔페, 안토니 타피에스 등 세계적 거장을 물리치고 회화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한국의 문화 저력을 과시했다.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공개된 적 없는 남관의 종이작품 등 60여 점의 드로잉, 수채화, 판화, 콜라주를 선보인다. 최근 한국의 추상화 사조인 '단색화'가 국내외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적 추상화의 원류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되짚어 볼 수도 있는 뜻깊은 전시다. (02)51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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