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과 영국은 국민 평균 2.55명당 TV를 3대 꼴로 보유하게 되는 국가로 편입됐다. 현대사회의 소비 지상주의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인의 이기적 욕구와 사회의 공익을 모두 충족시키는 새 세대가 출현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시장을 보여주고 이 시장을 선점한 사람들이 어떻게 커나가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제시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초일류 기업을 컨설팅하는 저자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공유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수많은 벤처 기업과 개인 사업가들을 만나 조사했고 이들을 통해 다음 10년을 지배할 머니 코드가 무엇인지,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밝힌다. 그 결과 저자는 다가올 미래를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경제적 가치'가 새로 정의되는 시대, 명품 브랜드가 아닌 커뮤니티로 '나'를 증명하는 시대라고 정의한다. 20세기가 '소비'와 '광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관계'와 '협동'의 시대라는 것이다. 고립된 익명의 소비자였던 부모 세대가 '미(Me) 제너레이션'이라면 인터넷을 통해 협동하고 소통하는 경제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들은 '위(We) 제너레이션'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협동소비'라는 방법으로 새 시장을 선점한 사람들과 이들의 충성스런 고객임을 자처하는 소비자들을 저자는 '위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사익(私益)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이 다른 사람들, 나아가 지구촌에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공유하는 시장'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설립된 지 이제 10년밖에 안 된 '집카'라는 회사는 자동차를 만들거나 판매, 수리하지 않는다. BMW, 볼보, 렉서스 등을 단지 '공유'할 뿐이다. 이 회사는 2009년 1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토이런'이라는 회사는 당초 공공도서관 설립 운동을 추진했던 카네기의 사상과 목적을 따왔지만 책이 아닌 장난감을 통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장난감 서비스를 제공해 큰 수익을 올리면서 부모들까지 장난감에 대한 부담에서 해방시키고 있다. 지구 환경오염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는 덤이다. 교환중계 사이트 '스와프트리'에서는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입력하면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 회원을 만날 수 있다. 미혼모, 소년소녀가장 등을 선별해 누구에게 이 물건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기록한 뒤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입력하면 필요 없는 물건은 가져가고 기증자는 550만 개 정도 되는 물건 가운데 필요한 것을 가져올 수 있다. 이들은 거창한 명분 아래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회원들 또한 착한 일을 하고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 이런 기업들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이익'이다. 다만 그들은 나의 이익과 지구의 이익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미 제너레이션과는 다른 기준으로 돈을 벌고 소비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것을 '서로 돕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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